그들을 버리면 그들이 버린다
그들을 버리면 그들이 버린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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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지난 연말 인도양에서 발생한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의 엄청난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천재지변의 참혹상을 새삼 일깨워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더구나 21세기 초반 들어 지진해일과 태풍, 화산폭발, 홍수, 폭설 등 자연 생태계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자연현상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함으로써 그 심각성이 크다.

 이것은 무언가 생태계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불길한 징후가 드러난 것이다. 이 불길한 징후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보면  인간의 지나친 이기심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연파괴등에 의해 이런 “생태계의 반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어찌보면 이것은 자연생태계도 살아있는 유기체로 볼 때 자신에게는 살아 버티려는 몸부림이었을지 모른다. 즉 자연생태계도 자기 조절을 위한 능동적 기능을 통해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분명 인류에게는 재앙인 일련의 이상현상도 자연생태계라는 유기체에게는 간단한 자기복구 과정이었다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의지로는 재앙을 막을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이러한 거대한 자연재해현상 이면에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의 존재가 참으로 초라하다.

 인간의 삶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연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연의 이런 역할을 잘 알고 활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연재해는 이같은 인간의 무지함에 대해 가차없이 경종을 울린다.
 유엔에 따르면 지진, 폭풍, 홍수등 재난피해자가 전쟁등 분쟁 피해자의 수 보다 해마다 7배이상 많았으며 수억명이 자연재해에 상시 노출되어 있고 기상악화와 함께 재해취약지역 내 거주자도 해마다 증가한다는 통계다.

어떻게 보면 환경재해의 피해는 대체적으로 그 사회의 약자들에게 집중된다. 똑같은 재앙에 사회적 약자들만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환경 부정의(不正義)??의 문제가 된다. 개발로 이익을 가진 사람들은 평소 환경피해와 관련한 대비책을 세워 놓지 않았거나, 위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환경과 복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지진해일의 피해지역을 살펴봐도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시스템이 취약한 지역에서 피해의 정도가 더 확대됐다는 것과 그 피해의 대부분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자연재해든지 사전예방은 상당히 어렵다.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어느 누가 그런 재난이 닥칠 것을 미리 알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는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해서 살펴보면 자연이 주는 경고는 매우 많다.
 얼마전 생태계 보존을 위해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를 반대한 지율스님의 단식투쟁도 이러한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사회에 환경에 대한 인식과 지금까지의 인간중심의 환경운동을 생태중심의 생명운동으로 승화시켜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자연의 경고로부터 인간이 배워야 할 가치는 무엇보다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공존의식과 자연에 대한 겸손함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자연을 버리면 결국 그들도 반드시 인간을 버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생태환경 보존이라는 자연의 권리와 개발이라는 경제적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우리 제주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이 광 래 <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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