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임대신화 다시 쓰나
지동원, 임대신화 다시 쓰나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3.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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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크스부르크 이적 이후 무패 행진

▲ 지동원 선수.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페이스북>
독일에서 맹활약 중인 지동원의 소식이 도내 축구팬 사이에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잉그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된 지동원은 최근 두 경기 연속 출장, 맹활약을 펼쳤다.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두 경기 동안 팀 내 활동량 1위를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뛰었다. 올 시즌 전반기 선덜랜드에서 결장을 거듭했던 실전 감각 저하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12~2013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1승 6무 10패, 승점 9점으로 17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동원 영입 이후 1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2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이 결과를 가지고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 무척 중요하다.

지동원은 실력 부족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선수가 아니다. 마틴 오닐 감독이 선호했던 타입이 아니었던 게 경기 출전을 보장받지 못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 만약 스티브 브루스 전 감독이 지금까지 지휘봉을 잡았다면 적어도 출전 시간이 늘어났을 것이다.

어쩌면 지동원은 프리미어리그와 궁합이 안 맞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분데스리가 스타일에 어울렸다. 분데스리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일대일로 거친 몸싸움을 펼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조직적인 움직임과 선수들과의 역할 분담이 중시되는 리그로 수비 때는 지역 방어를 선호한다.

물론 프리미어리그가 대인 방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가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역동적인 경기 흐름에 따라 혼합된다. 아시아 출신의 중앙 공격수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방식이었던 것이다.

지동원의 대표적 약점은 몸싸움 부족이었다. 전남 시절 초기와 선덜랜드에서 몸싸움에 약하다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달랐다. 상대팀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지만,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때문에 지동원이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임대 신분이라 올 시즌 종료 후 거취 문제가 변수로 남아있지만, 지금의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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