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제주도청 공무원들이 지난 6일 오후2시 도청 대강당에서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는 결의대회를 가지고 △6.5 재 보궐선거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 △정치적 중립 위반 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할 것 등을 결의했다. 그리고 이를 실천시키기 위해
△공무원 선거 중립 실천 서명운동 전개 △공직자 선거개입 신고센타 운영 △공무원 복무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감찰활동 강화 △선거개입 공무원에 대한 엄단조치 등 공무원 선거중립 실천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결의대회에서 권영철 행정부지사는 이런 말을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이제 근본적인 싹을 잘라야 한다.” 가슴에 와 닿는 이 말 한마디에 담긴 의미는 매우 충격적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정치 공무원은 과연 누구일까?
행정부지사가 토로하는 이 말의 뜻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 분명 지탄의 대상이 되는 정치공무원을 향해 던지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도청 최고 책임자의 말씀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스스로 떠나 주어야 할 공무원도 있을 법하다.
어쩌면 제주도청 직장협의회가 앞장서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제주도청 공무원사회의 갈등구조는 오늘에 이야기가 아니다. 너무도,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다. 도민사회가 다 아는 이야기다.
공무원 정치중립선언의 의미와 기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으나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결의대회를 보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에 어려 본다. 이러한 결의 대회가 갖은 의미를 역설적으로 음미해보자. 분명 정치공무원이 도청에 존재함을 밝힘이다.
그리고 정치공무원의 수위가 매우 높다는 반증이다. 그저 씁쓸한 마음이 가슴을 내리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공무원이 지켜야할 의무이다. 그런데 공무원이 정치에 줄서는 정도를 넘어 정치의 중심에 서서 정치적 행동을 자행하는 공무원이 있음이다.
공무원 사회를 너편, 내편으로 구분 짖은 일에 앞장서고 내편이 아닌 직장동료를 감시하고 고자질 하는 공무원이 문제다. 분명 지탄 받아야 할 못된 패거리 정치 공무원이 있음이다.
지금도 이런 공무원을 중심으로 끼리끼리 모여 정치적 모의를 벌이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요즘 시중에 떠도는 “대리전”이니 “수렴청정”이니 하는 이야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는 공무원 결의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제는 공무원사회의 정치적 갈등은 치유해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전직 지사를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같이 했던 정치 공무원들 스스로 반성하고 말부터 아껴야 한다. 패거리로 모여 다니지도 말아야한다.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래야 화합의 씨가 싹트려 할 것이다. 공무원사회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공무원이 사회인을 상대로 벌였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비판도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이제 제주도 공무원사회의 제일 과제는 화합과 통합이다. 그래서 공무원 정치적 중립을 선어하는 결의대회를 갖은 권영철 행정부지사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러한 패거리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선거에 임하려는 후보는 자숙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눈을 부라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