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람과 싸우며 삶을 일구어온 불굴의 제주정신을 상징하는 ‘제주의 돌담밭’이 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정부산하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회의에서 제주도 돌담밭을 농업유산 2호로 지정했다. 1호는 전남청산도 구들장논.
농어업유산위원회는 전국에서 신청한 64건의 후보지역 중 100년이상의 전통, 국제적·국가적 대표성, 관광이나 휴양의 결합성 등을 감안해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돌담밭을 최종 농업유산 1호와 2호로 각각 지정한 것이다.
이들 두 지역은 앞으로 3년간 각각 국가예산 15억원씩 지원돼 유실부분 복원과 보전 사업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활용 된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게 다음달 중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관리하는 세계주요 농업 유산에 제주돌담밭 등의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제주돌담밭이 세계주요농업유산에 등재될 경우 제주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2007년), 세계지질공원(2010년)에 이어 유엔기구가 인증하는 세계유일의 4개분야 인증지역이 되는 셈이다.
제주돌담밭은 거친 바람과 싸워온 제주도민의 강인한 불굴의 정신을 상징한다. 바람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고 야생동물의 농작물 습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여기에는 조상들의 빼어난 과학적 지혜도 층층이 쌓여있다.
구멍이 숭숭하게 축성된 돌담밭은 시속 40㎞이상의 태풍에도 끄떡없다. 쌓아올려진 돌담 사이 사이의 구멍이 태풍바람을 빠져나가도록 설계한 빼어난 축성술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조상전례의 지혜와 불굴의 도민정신을 상징하는 제주돌담밭이 지난 80년대 전두환 정권의 말 한마디에 철거되는 등 수난을 받아왔다.
이제라도 정부가 제주 돌담밭의 보존 가치를 인정하고 정부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은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제주돌담을 이으면 지구둘레 절반이 넘는 2만2000㎞ 달한다고 한다. 옛 조상들은 제주돌담은 10만리라며 '흑룡만리'로 부르기도 했다.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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