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맞서 싸우며 살아온 제주인의 삶의 역정을 보여주는 ‘돌담 밭’이 국가 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농어업 유산을 보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 중요농업유산을 심사한 결과 제주도의 흑룡만리 돌담 밭이 제2호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국가 중요농업유산 제1호에는 전남 완도의 청산도 구들장 논이 선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국가농업유산은 전국 시·군에서 신청한 64건 가운데 농어업 유산을 서류심사와 현장심사,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확정한 것으로 심사기준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의 기준을 적용, 유산의 가치성고 파트너십, 효과성 등 3개 분야 9개 항목을 심사했다.
국가 농어업유산은 100년 이상의 전통성이 구비되고 국제적, 국가적, 지역적 수준의 대표성이 있어야 하며 경관이 수려해 관광·휴양 등을 위한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의 흑룡만리 돌담 밭은 제주 현무암으로 만든 2만2000여 ㎞에 달하는 밭 주변의 담으로서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제주 돌담을 ‘세계적인 명물’로 예찬한 바 있다.
제주 돌담은 외담(한줄 담), 겹담(두줄 담), 잣벡담(넓게 쌓은 담), 잡굽담(하단은 작은 돌, 상부는 큰돌로 쌓은 담) 등이 있으며 밭 돌담은 바람이 많은 제주 기후로부터 작물 보호, 토양과 씨앗의 비산 방지, 우마들의 농경지 침입 방지 및 소유지의 구획을 위하여 고려시대 고종 때부터 형성한 것이다.
특히 시커먼 제주 돌담을 모두 이으면 10만리까지 간다고 하여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불리며 이 돌담을 통해 척박한 자연환경과 맞서 싸운 제주인의 개척정신과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에 지정된 국가유산을 FAO에서 관리하는 GIAHS에 등재하기 위해 다음 달 중으로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 외에도 제주 돌 염전과 해녀 유산 등 11건에 대해 자료 보완 후 재심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