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색해 가는 교육계의 ‘天職 觀’
퇴색해 가는 교육계의 ‘天職 觀’
  • 제주매일
  • 승인 201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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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교육계에 예상치 못한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성직’으로까지 추앙받던 교육계의 일부 봉직 자(奉職 者)들에게 ‘천직 관(天職 觀)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아쉽다.
 15일 현재 도교육청에 신청한 올 명예퇴직 교원 수가 67명이라고 한다. 사실 예년의 경우에도 명퇴(名退)교원들은 적지 않았다. 문제는 매년 그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작년의 경우에만 전년보다 다소 줄었을 뿐, 요 몇 년 동안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에는 명퇴자가 21명에 불과했었다. 그러던 것이 2010년에는 32명, 2011년에는 54명으로 불어났다. 올해 명퇴할 67명은 불과 4년 전에 비해 3배가 증가한 셈이다. 자발적 명퇴 자 수로는 기록적이다. 명퇴 연령층이 해마다 젊어지는 것도 심상한 일이 아니다.
 교육자가 교육계를 떠나는 것이 어디 명퇴자들뿐인가. 정년으로 그만 두는 교원들도 많다. 올해의 경우도 30명이 정년퇴직한다. 명퇴자 67명까지 포함하면 올 하반기까지 교단을 떠나는 교원이 97명에 이른다.
 물론, 명퇴교원들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없지 않을 터다. 건강-자녀교육-노부모 봉양 때문일 수도 있고, ‘새로운 삶’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정보화 교육 등 새로운 교육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그 길을 택했을 수도 있다. 혹이면 교원-학생-학부모 사이의 갈등, 교원 평가, 승진기회 일실(逸失) 등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이유 외에도 교직은 성직이요 때문에 천직(天職)으로 삼겠다는 정신적 신념의 결여도 크게 작용했을 줄 안다.
 이 시대의 교육자들에게는 전시대 교육자들이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이 많다. 그렇더라도 제자를 훌륭히 키우겠다는 사도(師道)의 길을 천직으로 삼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는다면 극복 못할 어려움도 아닐 것이다. 교육당국은 명퇴바람으로 인해 야기될 교원 수급 불균형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한편 교직을 천직으로 삼을 수 있게 정신적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교원들의 천직 관만 확립되어도 명퇴바람은 그리 거세지 않을 줄 안다. 교직의 천직 관은 교원의 영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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