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새끼 치는 도 정기인사
뒷말새끼 치는 도 정기인사
  • 제주매일
  • 승인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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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도 기준도 없는 인사” 혹평에 외부개입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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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단행했던 제주도정기인사와 관련해 뒷말이 많다. “원칙과 기준이 없는 인사”라는 혹평에서부터 인사 단행 하루도 안 돼 번복하는 ‘인사 배후 입김 설’, 즉흥적 기구 신설을 통한 내년 ‘지방선거 대비 별동대 구성’, ‘산남지역 홀대 설’ 등 온갖 설왕설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의 인사평은 “원칙과 기준이 없는 인사”였다. 즉흥적 한시기구 신설, 산남지역과 도간 무원칙 불균형 인사교류, 인사단행 몇 시간만의 번복 인사 등을 뭉뚱그려 비판한 것이다.
 도는 인사발표 당일 도지사 직속의 한시 기구인 ‘민생시책 추진단’을 구성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부이사관 급 단장 1명에 서기관급 사무관급 각 1명 등 10여명으로 조직한 것이다.
 “새 정부의 민생 정책을 제주도 시책에 신속히 전달 반영하는 태스크 포스 역할을 하게 된다”는 배경 설명이었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이미 같은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정책 기획관실이라는 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도정책기획관실은 대통령공약 및 지시사항 관리, 대통령 또는 장관 업무보고 작성 등 신규 민생시책추진단과 유사기구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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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 미뤄 도정책기획관실과 도지사 직속의 신설 ‘민생시책추진단’은 기능과 역할이 겹치는 것이다. 이처럼 이미 조직된 기구와 업무가 중복되는 조직을 새로 구성한 것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은 것이다.
 ‘민생시책추진단’이 겉으로 드러난 이름과 달리 도지사의 특명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별동대가 아니냐는 시각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민생시책추진단 단장에 지사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임명됐고 조직세(勢)나 구성원 면면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민생시책 추진단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둬 바닥민심을 챙기기 위해 구성된 “우지사의 향후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생시책 추진단의 진짜 역할이 무엇이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기구의 역할과 기능이 중복되는 옥상옥 형태의 기구가, 그것도 정기인사 발표 때 깜짝 등장한 것 만으로도 공무원 노조의 평가대로 이번 도의 정기 인사는 ‘원칙과 기준이 없는 인사’라는 일반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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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인사 발표 하루도 안 돼 번복 인사를 한 것은 인사의 기준이나 원칙보다는 외부의 입김이 인사를 좌지우지 한 것이라는 일각의 의문을 사기에 충분하다.
 인사 발표 당일 오전 10시30분에 동부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발표 됐던 A씨는 이날 오후 6시에 교체돼 다른 직으로 발령됐다. 당초 감귤유통센터 소장으로 임명됐던 B씨도 다른 곳으로 교체 임명, C씨 역시 인사발령 하루도 안 돼 다른 직으로 이동됐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자 관가 주변에서는 “전문성과 업무 접합도 등의 고려도 없이 외부의 입김에 의해 인사가 번복되는 막가파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확인이 안됐지만 인사압력을 행사했다는 외부의 구체적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함께 이번 인사에서 서귀포시에서 도로 이동된 인원은 72명, 도에서 서귀포시로 간 인원은 43명이며 무더기 결원 29명중 26명이 신규발령자다. “서귀포시가 신규 공무원 훈련소냐”는 산남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무릇 모든 인사에 만점은 없다“는 말을 긍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제기되는 인사의 각종 의아심은 도가 짊어지고 풀어야할 짐일 수밖에 없다. ‘인사의 달인‘이라고 말하는 인사권자의 인사가 이 정도라면 ’인사는 만사’라는 인사 격언은 무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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