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진입 급증···시민들 영업활동에 찬반 대립
올 겨울 유난히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생계 수단을 찾는 노점상이 늘어나면서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 또한 잇따르고 있다.겨울철 일감이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노점상을 시작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도내 각급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도 용돈벌이를 위해 노점상에 뛰어들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노점상 단속 건수는 무려 800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단속 건수는 모두 285건으로, 전월 210건에 비해 75건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겨울철 ‘길거리 음식’의 대표격인 붕어빵과 호떡 등이 자취를 감추는 대신 각종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노점상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노점상을 차린다고 해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경쟁을 하는 같은 노점상들끼리 민원을 접수하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노점상을 반발하는 인근 점포에서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빈번하다.
때문에 노점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도 천차만별이다. 세금을 내지 않고 장사를 하는 만큼 엄연한 불법행위로 봐야한다는 시각부터 동네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선 노점상이 있어야 한다는 시각까지 제각각이다.
제주시 도남동 도남오거리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A(53)씨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노점상을 시작하게 됐지만 요즘 들어 인근 점포에서 눈치를 주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장사를 해오면서 민원이 접수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며칠 전 민원이 접수됐는지 철거 명령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치솟는 물가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로 인해 이윤은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버는데 만족하며 장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체육관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B(43)씨는 “지금 하고 있는 노점상마저 할 수 없게 된다면 당장 올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 지 걱정”이라며 “그래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행정당국은 노점상의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민원이 들어올 경우 불법 노점상에 대해 철거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최근 노점상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 계도를 통해 자진 시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래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계고장을 발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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