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전말은···

발견 당시 A씨는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종이박스를 덮은 채 누워 있었으며,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은 예리한 흉기에 의해 벗겨져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착수했고, 이 날 오후 5시쯤 최근 A씨를 만났던 내연녀 B(56·여)씨, C(54)씨, D(18)군 등 3명을 임의동행해 추궁한 결과 A씨의 살해 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노동일을 하며 혼자 생활해 왔다. 내연녀인 B씨와는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후 깊게 알고 지내왔다.
특히 B씨는 C씨와도 강원도에서 같이 거주하는 등 내연 관계를 맺고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D군은 B씨의 양아들로 평소 친어머니처럼 B씨를 잘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B씨가 강원도 홍천에서 고아원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가라는 사실. B씨는 최근 5300여 만원의 채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동거남 C씨와 양야들인 D군과 함께 보험금을 노린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월10일경 제주에 내려온 뒤 모텔에서 생활하며 범행을 계획해 왔다. 범행에 앞서 생명보험 취급 금융기관 2곳에서 생명보험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27일 오후 6시 이후에 이뤄졌다. 이들은 자신들이 묵고 있던 모텔 주차장에서 A씨에게 수면제가 든 호박즙을 먹인 후 수건을 이용해 질식시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살해 다음 날인 28일엔 A씨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최대 9억70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 3개를 가계약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추가 증빙자료로 피해자의 주민등록증이 필요했던 것.
결국 C씨가 커터칼을 이용해 피해자의 엄지손가락에서 지문을 도려내 자신의 손가락에 붙인 뒤 제주시 이도2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피해자 명의의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문이 뭉개지고 인상착의가 다른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긴 동주민센터 직원이 재발급을 거부하면서 수억원대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보험 가입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이들은 같은 달 31일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도로변 차량 안에 시신을 유기했고, 이 날 의심을 품은 경찰에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틀 후인 2일 시민의 신고로 피해자가 발견, 또 다시 경찰에 임의 동행해 조사를 받으면서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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