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 제주매일
  • 승인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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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독 특별했던 2012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필기시험을 치고 면접을 거쳐 서귀포시청에 들어섰던 순간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해도 긴장되었던 나날들이 흘러 어느새 4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들이 내게 있었다. 많은 동기들을 알게 되었고, 구불구불한 5.16도로가 익숙해졌고, “감사합니다, 주민생활지원과 김유리입니다.” 하는 전화 인사말도 자연스레 입에 붙게 되었다.

  일반 행정직에 응시했던 터라 복지업무는 나에게 다소 생소한 곳이었다. 지침을 보면 낯선 용어들이 가득하고, 분명 우리나라 말인데도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복지서비스들이 있다는 것과 많은 시민들이 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첫 상담을 했던 날을 떠올려 본다. 기초수급자 신청 상담을 나가기 위해서 신청자의 구비서류들을 출력하고, 소득과 재산을 환산한 소득인정액을 살펴 최저생계비 기준 안에 들어오는지도 미리 확인을 하고, 신청자의 부양의무자와 그들의 부양능력이 있는지도 체크했다.

  해야 할 질문들을 정리하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신청자의 집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대답을 끌어내야겠다고 다짐했건만, 마치 스피드퀴즈처럼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바람에 준비해갔던 질문들은 금세 동이 나고 말았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선배님이 자연스럽게 “하시는 일은 힘들지 않으세요?” 하며 대화를 이어가주셨다. 그때의 안도감이란...... 그 후, 지침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 다시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나의 상담이 서툴고 다소 불편할 수 있었음에도 성실히 대답해주신 덕분에 상담은 무사히 끝이 났다.

  공무원 자세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민원응대의 어려움을 절실히 체감한 시간이었다. 민원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 민원인에게 복지서비스 안내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 이러한 부분들이 내가 앞으로 배우고 키워 가야 할 부분임을 알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합격만 하면 끝이다’라는 마음으로 수험생활을 보냈었다. 하지만 요즘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점에 서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새내기 공무원, 이것이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업무를 익혀 시민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시민들의 복지서비스를 위해 일조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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