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대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제주 사대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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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협, 훼손된 제주의 자화상을 담은 사진 ‘30여점’ 선보여

▲ 80년대 관덕정의 겨울. <탐라사진가협회 제공>
제주도심의 팽창에는 다양한 그림자들이 있다. 도시의 개발과 발전에는 늘 양지와 음지가 공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우뚝 솟은 건축물이 도시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한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의 상징으로 섬겨졌던 제주시의 사대문 안의 도심. 그 도심에는 많은 제주인들의 희로애락이 길에서 나고 길에서 소멸했다. 최근 들어 구도심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양면의 칼날 같은 제주도심의 신·구도심의 원형을 보존하는 계기가 필요한 것일까. (사)탐라사진가협의회(회장 이병철)가 새천년 들어 처음 시도되는 도시 기록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주의 참모습을 담은 ‘제주의 사대문’ 안을 더듬었다. 그 동안 변한 제주시 구도심의 모습을 사진으로 선보이는 사진전이 열린다.

전시는 오늘(26일)부터 31일까지 제주시 삼도2동 북카페 ‘각’에서 펼쳐진다.

▲ 시위현장에 투입된 사복경찰 '백골단'. <탐라사진가협회 제공>

한때 제주의 대표적인 발전상을 보여줬던 중앙로와 동문로.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반대를 외치며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중앙로와 관덕정 일대 차도로 뛰쳐나왔다. 도심은 최루탄 가스가 자욱한 안개처럼 피어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1980~90년대 암흑기를 풍미했던 사복경찰 시위진압대인 ‘백골단’의 모습도 옛 기억 속에 떠오른다.

최근 추가 매립 논란에 휩싸인 탑동은 제주도민의 많은 이야기가 서려 있는 곳이다.  ‘몽돌’이 파도에 바스락 거리던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던 옛 탑동은 1986년 매립면허가 나오면서 회색빛 시멘트로 덮였다.

▲ 매립되는 탑동. <탑라사진가협회 제공>

‘특혜’와 ‘불법’이 난무하고 환경을 무시했던 지난 시절의 유산이다. 추가 매립 논란에 복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시사점이 크다. 이와 함께 제주4·3의 원혼들을 위로하는 ‘4·3희생자 제48주년 합동위령제’ 사진이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의 사대문’ 안에서 진행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진 30여점이 이번에 선보인다. 전시 장소도 굳이 구도심을 선택한 것은 다시 한 번 구도심으로 발길을 돌리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바람에서다.

▲ 탑동 4.3위령제 모습. <탐라산진가협회 제공>

지난 2005년 7월 창립한 탐라사진가협회는 그해 4월부터 매년 4·3사건 추념일을 전후해 4.3관련 사진전을 열고 있다. 또 아픈 4.3의 역사의 상처를 기록한 ‘뼈와 굿’, 아직도 마을 전체가 한날한시에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담은 ‘가메기 모른 식게’, 교토에 사는 재일제주인들이 축제 ‘마당’ 등 사진집 엮어 제주의 아픈 과거를 보듬고 있다.  

회원으로는 김기삼, 정이근, 강정효, 김호천, 한종경, 김영하, 이병철, 김명선씨 등이  활동하고 있다.(문의= 010-5697-1839 (이병철 회장))
▲ 프린지데이 행사 모습. <탐라사진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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