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공항 건설이 ‘불안 불안’ ‘위태 위태’ 하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똑 같이 제주신공항 건설을 공약했으나 아직 미심쩍다.
이유가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17대 대선에서 제주신공항을 공약했지만 아예 모른척했다. 대통령 공약쯤은 어린애 ‘손가락 걸기 약속’만도 못하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다음은 박근혜-문제인 후보의 신공항 건설 공약은 제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른바 동남권 신공항, 즉 부산 가덕도 신공항도 공약한 것이다. 결국 신공항 건설을 놓고 영남권, 최소한 부산과 경쟁을 벌어야 하는데 제주도에 승산이 있을지 의문이다.
제주-가덕도 모두에 신공항을 건설하면 될게 아니냐는 얘기도 성립하겠지만 4대강 사업으로 국고를 소진한 정부가 대규모 신공항 두 군데를 비슷한 시기에 함께 건설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있겠느냐는 문제가 따른다. 특히 이번 누가 대통령이 돼도 수 백조에 이르는 선거공약은 제주신공항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제주는 부산에 비해 힘이 없다. 무엇보다도 정치력이 없다.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면서도 제주신공항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맞설 힘이 없다.
‘제주신공항 건설 범도민 추진협의회’가 양당에 대선공약을 요구했고, 이것이 채택되었다고 해서 새 대통령의 얼굴이나 하늘 쳐다보듯 하다가는 낭패할지도 모른다.
이제 후보들 모두 제주신공항 건설을 공약했으니 새 대통령이 거짓말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혹시 새 정부가 사탕발림으로 현 공항 확장을 신공항과 대치시킬 수도 있다.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선 안 된다. 범도민 추진협이 본격 활동하기 시작할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