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해군기지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용왕대제가 열렸다.
제주불교연합회를 비롯한 도내 불교단체들은 13일 강정포구서 주민 및 불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기지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용왕대제를 개최했다.
용왕대제 시작전인 오후 1시 30분부터 강정포구는 속속들이 모여드는 불자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행사는1부 용왕대제와 2부 길놀이 및 어울림 한마당으로 이뤄졌다.
사회를 맡은 원명스님(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사무총장)은 “용왕대제를 놓고 시기가 안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마시고 이 미약한 울림이 예전 살기 좋은 강정마을로 들어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법담스님(한국불교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은 봉행사를 통해 “해군기지 문제는 수년간 제주사회는 물론 전 국민적인 갈등과 대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저 거대한 구조물과 삶의 터전인 강정을 지키려는 몸부림 사이에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담스님은 “무엇보다 슬픈일은 깊은 혈과 같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던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말조차 섞지 않고 있는 것이다”며 “이 법석(설법, 독경, 강경, 법화 등을 행하는 자리) 통해 부처님의 지혜를 빌고 삶의 터전인 바다와 강정을 지키는 용왕의 깊은 아량이 베풀어져 강정마을의 상처가 치유되길 빈다”고 소망했다.
도법스님(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강정을 20차례 오가며 찬성측과 반대측의 얘기를 들었다”며 “모두 공통적으로 예전의 이웃처럼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법스님은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이웃, 친구, 식구였던 옛마을을 기억해 용서하고 화해하고 포용해달라”며 “서로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강정평화기원발원문 낭독과 축원, 회향시식, 다라니소각 등 1부 순서와, 2부 순서인 강정마을 민속보존회의 길놀이 및 어울림 마당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