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모작(二毛作)
인생은 이모작(二毛作)
  • 제주매일
  • 승인 2012.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년 말에 부부동반을 한 친목 모임이 있었다. 마침 40여년을 몸담은 선생님이 내년 2月이면 정년퇴임 을 하게 된 부부가 주빈이 되었다.

밥상머리 에서 술 한잔 두잔 주고받으며 그 옛날 금잔디 동산에서 뛰어 놀던 동심은 물과 같은 세월에 갂여 유순해 보였다.

하지만 나이는 먹어도 목소리는 카랑 카랑하고 눈빛에서는 견기가 느껴졌다. 이제 주름살이 늘어난 친구들도 어느덧 정년의 이야기로 돌아갔다. 평생 34년을 공직에 몸담았던 나에게도 세삼스러운 화재로 흥미가 있었다.

정년이란 후진들의 길을 열어준다는 명분이 뚜렸한 또한 불가피한 장치이긴 하겠지만 어뗳게 보면 현대판 고려장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고려장은 수직형인 인간관계에서 하나라도 입을 줄여 온다. 혈통을 꾾기지 않도록 늙은이부터 차례가온다. 그리고 병들어 죽고 합법적으로 세상을 떠나준다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판의 고려장도 등급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들석이는 삼성 이 건희 회장 어록이 가관이다. 인간은 65세 전 후면 노망기가 든다고 했다. 이들에게 절대 실무를 맡기면 안된다. 60이 넘으면 손을 놔야 한다. 64세가 넘으면 젊은 경영자에게 넘기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섬성 뿐만은 아니다. 재벌 회사 역시 그 생명줄은 50 세다. 갈 곳이 없다. 옷을 벗고 길거리에 앉는다.

금융계도 마찬가지다, 사다리로 비교 해보면 사다리는 세로로 세워져 있다, 수 많은 직원들의 사다리 구멍을 통과 하기 위해 기어 오른다, 앞으로 다투고 밀치고 떨구어 가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50세가 되면 늙은 고려장이 아닌 현대판 고려장 으로 둔갑된다.

더구나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80세를 바라 보고 있다. 20년 3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걱정이다. 옛날과 달라서 근대사회가 개인주의 이념으로 추구해 왔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생활이 풍족했던 엘리트층 일수록 정년이 주는 정신적 충격은 각양각색이다. 이런 현상의 사회 단면을 보여 주는것 같기도 해서 흥미를 느낀다.

내가 잘 아는 고위 공직자가 있다. 그런데 퇴직후 두문불출이다. 집에 있기만 했다. 답답한 부인은 복덕방 에 집을 내어놓았다. 왜냐하면 현직에 있을 때는 전용차로 출 퇴근을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이웃이 부끄러워 두문불출이다. 전령들이 물러가라 물러가라 비켜서라 비켜서라 호통을 치며 앞에 서고 초헌에 높이 앉아 건드럭 시대의 유물이다.

따라서 비웃기는 쉽지만 이런 마음 자세로 다스림을 받아온 우리나라가 아닌가? 실상을 생각 할 때 마다 문제의 뿌리는 그리 얕은 것은 아니다.

어떤 정년 퇴직자는 관련 기업체의 권유를 마다하고 우유배달원이 되었다. 기업 틀에 묶이지 않으니 좋고 그 보다 건강이 좋으니 그만이라는 것이다.

자고로 직업은 귀천 이 없다는 말은 민주사회의 제1장처럼 돠어 있지만 괸록 있는 정년 퇴직자가 우유 배달원이 되는 사회라야 함부로 무시하는 버릇이 없어질 것이다.

 다른 나라 이야기이지만 일본에서는 노인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 노인 일자리에는 주차관리가 대부분, 나이가 지극히 많은 노인신사가 신사복에 넥타이를 맨다. 그리고 영어가 가능한 점으로 보아 엘리트 층이 정년 퇴직자인 것 같다. 외국인 들에게 주는 그들의 인상은 좋다.

애국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이다. 우리도 전보다는 많이 달라졌다. 퇴직자 들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공직에 근무 했던 공무원 그리고 경찰 공무원들 역시 학교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초.중.고 교사 및 교장 출신도 제주 유산 해설사로 활동하는 분도 있다. 특히 금융계 출신 박사 출신도 감칠 맛 나는 해설로 인기가 대단하다. 다른 달에 비해 이날 모임의 주빈은 얼굴이 화사하다. 느긋한 심정으로 제2의 인생을 구상중에 있는 모양이다.

 절박한 경제적 측면에서 고려장이 필요가 없는 그의 얼굴은 빙긋이 웃는 모습도 좋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의 평균 연령은 높아 질것이다, 그리고 정년 후의 인생 설계는 그 비중이 더하고 그럴수록 젊은 시절의 정서 함양이 제2의 인생을 위한 밑거름은 인생 이모작으로 설계를 준비 하는것도 바람직하다.

제주시 산림조합 이사 송순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