賢婦(현부)는 令夫貴(영부귀)하고
惡婦(악부)는 令夫賤(영부천)이니라.
子孝雙親樂(자요쌍친락)이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이니라.
이 말은 ‘명신보감’에 수록된 구절로 뜻은 다음과 같다.
어진 아내는 남편으로 하여금 귀하게 되게 하고
악한 아내는 남편으로 하여금 천하게 되게 한다.
자식이 효도하면 두 어버이가 즐겁고
집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느니라.
그 흔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정의 달 5월이다.
그러나 올해 맞이한 가정의 달 5월 역시 여느 해처럼 씁쓸한 일들이 잇따라 발생, 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한 20대 가장이 부부싸움을 이유로 자신의 어린 자녀 3명만을 원룸에 남겨둔 채 가출해 버린 바람에 아무것도 모르고 집안에 가쳤던 어린 아이들이 처참한 모습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인간이 저럴 수 도 있느갗하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일은 비록 제주가 아닌 타지방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가정의 달 5월 이 사건은 시민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더욱 일깨워 준 ‘일대 사건’임이 분명하다.
흔히 가정은 사회 구성의 최소 단계로, 구성원 간 화합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사회 가정의 모습은 이와 정 반대의 모습으로 치닫고 있다.
성격차 혹은 경제적 사정 등의 이유로 하루가 멀다 하고 갈라서는 부부들이 늘면서 가정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또 자녀들은 자신들의 ‘잇속’만을 챙기기 위해 부모를 멀리하고, 부모들은 자신들만의 행복을 위해 자식들을 멀리하는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이러다 보니 가족간의 이해와 타협 및 화합은 뒷전에 밀리고 개인감정이 최우선시 되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변질된 가정의 풍토는 결국 사회로 분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병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상대는 없고 오로지 자신만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상대를 존중하는 양식이 그만큼 엷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5월도 1주일이 지난 지금.
난 나일뿐이고, 넌 너라는 식의 극단적 감정과 편 가름은 더 이상 우리사회에 존재하기 않기를 기대해 본다.
거듭 5월은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새겨 보는 가정의 달이다.
현대사에서 부모의 자식사랑이 우리의 성장 동력이었음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세대간 의시차이가 존재함은 엄염한 현실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