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근민지사가 지난 7일 서울 출장 중 대한항공 본사를 찾았다. 대한항공의 제주-김포 노선 중형기 감축운항에 따라 제주산 월동 채소 항공 물류 차질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제주-김포 노선에 운항하고 있는 중형 항공기를 이달부터 하루 4편으로 감편하고 특히 오전에 1편으로 줄여버림으로써 신선도가 생명인 월동채소 적기 운송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지사는 이날 제주산 월동채소의 경우 출하 시기인 1~3월이 매우 중요하다며 상행협력 차원의 지원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중대형 항공기의 오전 탑승률 저조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후 농민의 어려움을 덜기위한 대책을 마련, 추후에 알려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대한항공측의 ‘즉답 회피’는 상생협력을 이야기하는 제주도의 행보에 섭섭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지난 40여년간 제주도와의 상생협력 관계 유지를 그룹의 기본원칙으로 삼아 제주경제발전에 기여해 왔는데도 도의 상생 협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속내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2
여기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허가량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항공은 지난 1990년 먹는 샘물 공장설립 허가를 받고 1993년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 허가를 받았었다. 그러다가 지난 1996년 1일 100t으로 취수량이 조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공항측은 이에 대해 항공승객 등 수요가 급증하여 1일 100t으로는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1일 200t으로 환원해 줄 것으로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제주개발공사의 먹는 샘물 1일 취수량은 1일 2100t으로 한국공항 취수량보다 21배나 더 많다. 한국공항으로서는 형평성을 잃은 처사로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공항은 취수 허가량과 판매량에서 먹는 샘물 삼다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나며 판매방식과 판매 대상도 다르기 때문에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 영업에 전혀 영향을 주기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 취수량을 1일 200t으로 환원하여 공정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3
이번 “도내 월동채소류 적기 출하에 대한항공이 지원해 달라”는 우지사의 요청에 대한항공의 즉답회피 배경에 이 같은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문제와 연동되고 있다는 분석은 그러기에 그만큼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소구제역 발생 때 제주도축산농가를 위해 7억4000만원을 들여 송아지 535마리를 구입하고 대한항공 항공기 19대를 제주도에 등록 매년 지방세로 8억원을 납부하는 등 지난 40여년간 도와 상생협력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공항의 최소한 지하수 허가까지도 막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월동채소 물류 이동 문제와 지하수 취수량을 상생협력의 고리로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일각의 분석으로라면 채소류 등 제주 농수축산물 등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도당국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답이 제시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량이 삼다수 취수나 영업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이미 허가된 취수량을 환원해 주는 차원에서 ‘도와 농산물항공수송의 80% 감당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상생협력 관계를 유지하면 서로 윈-윈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