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화의 거리는 제주시 연동 그랜드호텔 사거리와 문화컬러 사거리 사이의 400m 구간으로, 제주도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약 2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야기가 있는 야간 테마거리’를 표방하며 조성했다.
거리에 특수조명 시설을 설치했고, 가로수와 인도 등을 정비했다. 또한 관광객과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스토리텔링 시설인 제주어 속담 보드를 인도에 깔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조성한 신화의 거리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거리 조성의 본래 목적마저 상실하고 있다.

또한 곳곳 가로수 아래 화단에 각종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는가 하면, 심지어 신화의 거리 안내판 앞에 음식물 쓰레기통까지 버젓이 자리잡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때마침 거리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A(26)씨는 신화의 거리에 대해 “숙소가 근처에 있어서 테마거리가 있다고 해서 와봤는데 오히려 지저분하기만 하고,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테마거리 일수록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니냐”며 허술한 사후관리를 지적했다.
시민 B(31·여)씨도 “행정당국이 거리 조성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관리는 뒷전으로 미룬 것 같다”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테마거리로 거듭나기 위해선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는 거리 조성 이후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테마거리 본래의 목적이 퇴색되지 않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철저한 모니터링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거리 바닥에 설치한 속담 보드는 지난해에도 보수공사를 했었는데 빗물이 스며들어 오염된 것 같다”며 “이번 달 안으로 보수공사를 발주해서 속담 보드와 조명시설에 대한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의 경우 관할 동주민센터와 협조해 지속적인 환경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