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가 교통사고 뿐만 아니라 강력사건 해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검거된 강력사건 가운데 차량용 블랙박스를 이용한 검거 사례는 수십여 건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서부경찰서는 지난해부터 8개월 동안 모두 9차례에 걸쳐 심야시간대에 부녀자를 상대로 강도강간 범행을 저지른 40대 피의자를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단서로 검거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가정주부 등을 상대로 성폭력 등 범행을 저지른 20대 남성 검거에도 블랙박스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부경찰서의 경우 지난 9월 30대 피의자가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자 공터로 끌고 가 마구 때려 8주간의 상해를 입힌 사건을 당시 택시에 설치돼 있던 블랙박스의 도움으로 2개월 간의 수사 끝에 검거했다.
블랙박스는 범인검거 뿐만 아니라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서귀포시내에서 40대 여성이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자 택시기사에게 강도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여성이 택시기사와 말다툼을 하다 상호 폭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차량용 블랙박스가 각종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자 경찰은 사건발생 시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블랙박스 확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CCTV의 경우 야간에 촬영된 영상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블랙박스는 시간대와 관계없이 확인이 쉬워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더불어 범죄 억제효과를 유도하는 등 민경협력 구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제공하는 범죄신고와 수사단서가 될 수 있는 영상자료에 대해선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기여도에 따라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