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후 도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전국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청렴도 전국 최하위인 제주도가 세금 거둬들이는 데는 전국 제일이다. ‘빛깔 좋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실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문제는 도의회에서도 논란이다. 엊그제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 때다. 소원옥의원이 바로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 소의원은 “최근 9년간 도민들의 지방세부담액이 전국 최저인 전라남도 주민과 비교할 때 3배 수준으로서 전국 최고”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소원옥의원에 따르면 지난 9년간 제주도민 1인당 지방세 담세액(擔稅額)은 연평균 4.3%씩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전 지방세 증가율 1.6%에 비하면 매우 가파른 증세(增稅)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를 예로 들더라도 도민 1인당 평균 지방세 부담액은 100만원이었다. 이는 2007년 74만8000원에 비해 무려 25만2000원이나 오른 것이다.
물론, 소의원의 얘기대로 그 원인이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지면서 모든 지방세가 도세(道稅)로 통합한 데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지방세 담세액이 전국 최고라면 문제다. 지방세정(地方稅政)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제주도민, 그 중에서도 농민들은 전국 농민 중 소득 수준이 상위권을 유지해 살기 좋은 ‘제주 농촌’으로 명성을 얻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정반대가 되고 말았다. 전국 상위 수준의 ‘빚 농가’가 돼버린 것이 제주농가다. 그런가하면 이제는 도민들이 전국에서 지방세를 가장 많이 내는 처지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특별자치도인 제주도마저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지방세 전국 최고, 농가 빚 전국 상위 수준, 제주도 부채 위험 수위. 제주도민들은 지금 이러한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이 국제자유도시요, 국제관광지며,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의 진면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