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태풍피해 등 360그루 보식...활착 지장 우려
제주시가 한겨울에 가로수 식재사업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나무를 심는 시기는 수목의 생리상 토양이 얼지 않고 수액의 이동이 멈춘 때가 최적기이다. 주로 봄 또는 가을에 나무를 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시는 최근 태풍때 쓰러지는 등 피해를 입은 가로수를 뽑아낸 자리 등에 다시 가로수를 식재(보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나무의 생리를 무시한 무책임한 가로수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달 12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연삼로 등 시내 및 시외 41개 노선에 느티나무, 후박나무, 해송, 왕벚나무 등 10종 280그루를 식재하고 있다.
현재 문연로 등 6개 노선에 후박나무 등 95그루의 식재가 완료됐고, 나머지 구간에도 보식작업이 추진 중이다.
뿐만아니라, 한북로(온난화농업센터~제주대 입구)에도 왕벚나무 등 79그루를 이달부터 식재할 계획이다.
식재되고 있는 가로수의 크기는 둘레 약 30cm, 높이 약 3.5m짜리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태풍복구 사업이어서 예산 배정이 늦어졌고, 가능한 연내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식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한겨울 제주시의 가로수 보식은 (봄철)나무심기 기간을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로 정하고 지역에 따라 알맞은 시기에 식재토록 한 산림청의 방침에도 어긋난다”며 “설사 나무가 죽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생육에 지장이 초래될 것은 뻔한 일”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시민도 “몇 년전 서귀포에서 2월20일에 나무심기 행사가 열린 적은 있지만, 이유야 어떻든 연중 가장 추운 12월과 1월에 가로수를 심는 것은 제대로 된 가로수 행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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