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집행부, 주눅 든 도의회
뻣뻣한 집행부, 주눅 든 도의회
  • 제주매일
  • 승인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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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빠진 추궁에 오만한 답변’. 26일과 27일 제주도지사를 출석시킨 가운데 진행된 제301회 제2차 도의회 정례회의 도정질의에 대한 일각의 총평은 신랄하다.

 도의회가 도정감시와 날카로운 도정 비판 기능의 도민 대의기관이라기보다는 서슬 퍼런 집행부의 오만한 답변에 설설 기는 꼴불견 행태를 보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이번 도의회 정례회에서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각종 도정의혹에 대한 추상같은 추궁과 속 시원한 답변을 기대 했었다. 의혹의 줄거리마다 줄줄이 매달려 나오는 지사의 측근과 친인척 개입설에 대해 그 사실 여부를 끝까지 파헤치고 도정 감시견제자로서의 도의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를 바란 것이다.

 애월항 2단계 공사 관련 시비, 불법사전 공사 논란, 300억원대 공사를 특정 업자에게 수의계약 해주려 한다는 특혜 의혹설, 삼다수 대일 수출 특혜 의혹,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다수 대리점의 삼다수 도외 불법 유통, 지사 친인척의 도내 삼다수 대리점 선정의혹, 무산됐지만 이른바 그린시티 사업관련 특혜논란, 육상풍력 발전지구 지정 관련 특혜 의혹 등에 대해 도민사회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도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도의원들은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지 못했다. 소문이나 언론에 보도 됐던 사실 정도로 의혹의 변죽만 울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의혹에 대한 실체적 접근이나 사실 확인 없이 추궁 시늉만 했다. 관련 사안에 대한 공부도 없었고 의혹해소 의지도 엿보이지 않았다.

  의원들의 질문에 응하는 도지사의 답변은 고압적이었다. 오히려 으름장이었다. “행정이 뭘 잘못했느냐. 도지사가 잘못한 게 있으면 지적하라”고 질문의원을 몰아붙였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서면 답변서를 제출하겠다는 등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도의회의 정당한 요구까지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제왕적 도지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객이 전도된 이번 도정질의 행태에 도민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그래도 도민대의기관인가. 집행부의 오만이 위민행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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