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토요 휴진’ 시민들 두 번 앓아
동네의원 ‘토요 휴진’ 시민들 두 번 앓아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2.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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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때 병의원 56% 문 닫아···곳곳서 불편

지난 24일(토) 오전, 두 살배기 딸아이의 열이 내리지 않자 A(30)씨는 아이를 안고 동네의원으로 향했다. 허겁지겁 달려갔지만 의원 입구에는 휴진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다. 인근 다른 의원도 문이 잠겨있기는 마찬가지였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종합병원 응급실로 발길을 돌렸다.

B(29)씨 또한 이 날 몸살 기운이 있어 동네의원을 찾았지만 휴진 안내문을 보고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대한의사협회가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 포괄수가제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부터 ‘주5일 40시간 근무’ 준법투쟁에 나섬에 따라 제주지역 일부 병의원이 24일 휴진에 들어갔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준법투쟁에 돌입한 첫 주말 도내 병의원(치과·한의원 제외) 325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56%(183곳)가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도의사회는 일반의원 중 70% 가량이 휴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감기나 복통 등을 호소하며 동네의원을 찾았던 시민들이 발길을 되돌리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일부 의원이 토요일 휴진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몰랐었던 시민들은 “아픈 것도 주말을 피해 아파야 하느냐”며 “의사들이 국민의 건강권을 볼모로 투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문제는 이 같은 휴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계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음달 5일(수)에도 오후 전면 휴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그 다음주인 12일(수)에는 전일 휴무로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이 때도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17일부터는 무기한 전면 휴폐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도의사회 관계자는 “토요일 휴진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전에 휴진 안내문을 붙여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앞으로 도내 의원들의 휴진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정부 투쟁 로드맵에 따라 정부와의 협상이 진전이 없을 땐 17일부터 전면 휴폐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병의원 휴진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내 6곳 보건소에서 토요일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읍면지역의 경우 동네의원이 문을 닫으면 주민 불편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건지소에서도 진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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