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의 신뢰와 제주지하수의 브랜드 가치를 형편없이 망가뜨려버린 ‘삼다수 대일(對日)수출 계약’에는 겹겹이 의혹투성이들이 휩싸여 있다.
우선 지난해 11월 계약업체 선정부터가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삼다수 대일 수출계약은 생산계약이 아닌, 물류(物流) 즉 상품의 유통과 판매에 대한 계약이다. 그렇다면 삼다수 대일 수출-판매업을 수행할 계약 당사자는 당연히 물적(物的) 유통과 판매에 전문성을 갖춘 업체라야 했다.
하지만 제주개발공사는 엉뚱하게도 유통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보안-정보관련 업체인 ‘지아이바이오’사와의 수출-판매계약을 맺었다. 마치 ‘마도로스’에게 대형 항공기 조종간을 맡긴 격이다. 도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강행할 때부터 삼다수 대일 수출-판매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결국 예상대로 삼다수 대일 수출은 실패했고 계약은 해지 됐다. ‘지아이바이오’는 연간 4만5000t씩 5년간 22만5000t, 약 600억 원어치의 삼다수를 수출-판매키로 계약했으나 10월 현재 실적은 겨우 289t뿐이다.
두 번째 의혹은 삼다수 대일수출 계약과 주가 폭등의 상관관계다. 지난해 9월 6일 ‘지아이바이오’사의 주가는 544원이었다. 그러나 삼다수 대일수출 계약 바로 직전인 11월 18일의 주가는 무려 5.2배나 폭등한 2815원이었다. 이 때문에 삼다수 대일 수출이 주가 띄우기의 방편으로 이용당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아이바이오’사(社)만 일본수출계약을 홍보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돈을 벌었다”며 “이 업체가 제주개발공사를 상대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주장한 것 등이 그 예(例)이다.
세 번째 의혹은 상식을 벗어난 삼다수 대일수출-판매업자 선정과정에 제주개발공사 이외의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공기업인 개발공사가 독립적으로 계약 당사자를 선정했다면 이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삼다수에 대한 수사에서 이러한 의혹들도 밝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