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에서 유래되는 점액은 기관지 표면을 촉촉하게 유지하여 물리적 자극으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할 뿐 아니라, 면역 글로불린 A(Immunoglobulin A: IgA)와 같은 면역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어 외부로부터 흡인되는 병인요소에 대해서도 중요한 방어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상인에게서도 하루 평균 100ml 정도 분비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삼키기 때문에 객담이 나오는지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인해 객담의 유형이 달라지고 분비량과 배출량 또한 달라지며, 객담의 분비량이 증가하면 병적 증상의 하나로 기침과 동시에 배출횟수와 배출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흔히, 기침과 함께 객담을 배출하기 때문에 감기로 목이 부어 객담이 생긴다고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관지나 폐에 이상이 있는 경우라면 어떤 질환에서도 객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급성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특히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폐농양, 폐부종, 결핵, 폐암, 폐렴 등의 질환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객담은 원인 질환을 시사하는 일종의 신호역할을 함으로 하루에 배출되는 객담의 전체량과 객담의 형태 및 혈액성분의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객담의 형태는 흔히 하얀 가래, 점액성 가래, 황록색 가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정상적으로 객담이 많이 생성되면 잦은 기침, 고열,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또는 앞서 거론된 원인 질환에 따라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며, 세균 감염이 되면 가래 색깔이 진해져서 누렇게 변하거나 초록색에 가까운 색깔을 띠기도 합니다.
객담은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배출하도록 격려하지만, 재출이 많은 경우 그 자체로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게 되므로 객담 배출을 완화하는 대중적 처방을 하게 됩니다.
체위거담(postural drainage)이라는 자세를 이용한 가래배출법이나 점액용해제나 거담제를 사용하며 스스로 가래를 뱉지 못하는 환자인 경우 기관내삽관, 기관절개술 등을 통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의사의 처방 없이 무조건 거담제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질환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한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