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 KBS 2TV '개그콘서트-멘붕스쿨' 훈남 서태훈

KBS 2TV ‘개그콘서트’의 ‘멘붕스쿨’에서 그야말로 ‘멘붕’ 발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서태훈. 2011년 선발된 KBS 26기 공채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고 있지만 사실 서태훈은 SBS, MBC의 공개코미디 무대에 모두 선 이력의 소유자다. 2006년 본격적으로 개그를 시작한 이후 실상 6년 간의 무명을 거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파란만장했던 그의 개그 인생을 들어봤다.
◈ 예능 명문 서울예전에선 ‘시각디자인’ 전공
“어릴 적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어요. 그렇지만 감히 이걸 주업으로 삼아야겠다고는 생각하진 못했는데, 대학에 입학 후 발대식에서 개그동아리의 공연을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알고 보니 이영자, 신동엽, 이휘재, 김용만, 김영철 선배 등이 배출된 굉장히 유명한 동아리였죠. 동아리를 찾아갔는데 시각디자인과 출신은 저와 제 동기 여자애, 둘 밖에 없었어요. 거기서 처음 개그를 배웠죠.”
◈ 정찬우의 예언 “10년 뒤 훌륭한 MC가 될 것”
“대학교 입학하던 해 가을께 SBS 라디오 ‘컬투쇼’에 일반인 참가자로 출연했어요. 그때 방송을 하는 것을 보고 정찬우 형이 ‘개그맨이 되면 10년 안에 훌륭한 MC가 될 것’이라며 개그를 해보라고 권하셨죠. 동경하던 분이 그렇게 말해주시니 신이 났어요. 며칠 뒤 대학로 컬투홀에 찾아갔고, 그렇게 개그맨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막내만 6년…방송 3사에서 모두 막내 경험
“2006년부터 개그를 시작했는데 올해 겨우 막내를 벗어났어요.(웃음)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다가 그 다음해에 SBS ‘웃찾사’에 출연했어요. 이후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함께하던 멤버들과 MBC ‘하땅사’로 옮겼는데, 파업 때문에 프로그램이 사라졌습니다. 방황도 하고 고민도 많았는데 친구가 KBS 공채 시험을 치자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다른 방송사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에 주저했는데 그런 것들도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 ‘멘붕스쿨’, 원래 서태훈은 없었다
“공채에 합격 후 얼마 안 돼 황현희 선배와 함께 ‘불편한 진실’을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항상 옆에서 많이 챙겨주세요. ‘멘붕스쿨’도 처음엔 제 역할은 없었어요. ‘멘붕스쿨’이란 코너 자체가 이전에 코너 검사에서 탈락했지만 재밌던 캐릭터를 살리는 거였는데, 대뜸 황현희 선배가 ‘넌 뭐할래?’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정말 재밌을 것 같은 코너라 꼭 하고 싶어서 부랴부랴 아이디어를 내 합류했죠.”
◈ 연애? 하고 싶지만…
“일찍 일을 시작했어도 대학 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데, 연애를 하고 싶은 맘은 생기더라고요. 그렇지만 작년엔 방송을 갓 시작한 터라 수입이 넉넉하지 못했고, 지금은 시간이 마땅치 않네요. 또 갑자기 아이디어회의나 연습이 잡히면 약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게 상대방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잖아요. 그러다보니 맘에 드는 친구가 있어도 멀어지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여유가 생기면 그땐 가능하겠죠.(웃음)”

◈ 잘생긴 얼굴로 각인되기 싫어
“많이들 잘생겼다고 해주시는데, 최근엔 10kg이나 쪄서 ‘살 좀 빼라’고 고모할머니한테 전화가 오기도 했어요. 외모를 가꾸고는 싶지만 역할까지 멋진 것만 하고 싶진 않아요. 개그맨은 웃기는 게 원칙인데, 멋진 역할만 하면 그렇게 이미지가 박혀 버릴 것 같거든요. ‘멘붕스쿨’에서 오만상을 찌푸리며 해태 얼굴을 보여주고 있지만, 고정된 이미지는 깬 것 같아 좋아요.”
◈롤모델은 이경규, 이유는…
“이경규 선배님이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개그콘서트’보다 더 무서운 곳이 버라이어티인데 그 곳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고, 웃음을 주고 계시니까요. 저도 그렇게 오래오래 개그를 하고 싶어요. 지금은 ‘멘붕스쿨’을 잘하고, 이것이 끝나더라도 이어서 바로 새 코너를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그래서 새 코너에 대해 항상 생각해요. 실망시켜드리면 안되니까요.”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