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거래 유통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장터에서 이뤄지던 상거래는 이미 유물이 되었고 생산에서 총판-대리점-도매점-소매점-소비자에 이르는 다단계 유통구조도 이젠 고전이 돼 버렸다.
백화점 유통 방식에서 슈퍼마킷으로 불리던 할인점 유통업이 정착되기도 전에 대형할인 마트가 소비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거대 할인 마트의 유통방식도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바로 인터넷 쇼핑몰에 의한 전자 상거래와 소비자간 네트워크를 통한 네트워크 마케팅이란 새로운 유통구조의 도도한 흐름 때문이다.
소비자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상거래는 유통의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파괴력이 크다.
특히 소비자간 그물 망 구조로 이뤄지는 유통구조인 '네트워크 마케팅(network marketing)'은 상품의 유통만이 아니고 인문.사회적 흐름까지 바꾸는 '구조변혁의 핵'이라 보는 학자들도 많다.
0 초등학교 교실이다. 올망졸망 모여 앉는 어린이들이 선생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유난히 눈빛이 빤짝이는 '트레버'도 마찬가지다. 새로 부임한 담임선생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가정이나 내 이웃, 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준 과제다.
트레버는 생각생각 끝에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라는 아이디어를 생각 해 냈다. "먼저 선행을 베풀라"는 내용이나 다름없는 아이디어였다.
이는 내가 먼저 이웃의 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고 그 세 사람이 또 각각 다른 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어 나가면 '3의 배수'로 선행의 사슬이 이뤄져 세상은 선행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원제. 페이 잇 포워드)'의 줄거리다. 이것은 바로 네트워크 마케팅의 중심이론인 '3배증의 원칙'이나 다름없다.
0 첫 소비자 한사람이 세 명의 소비자를 연결하고 그 세 명이 또 각각 다른 세 사람을 연결하여 이뤄지는 '3배증의 유통구조'가 바로 네트워크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거래에서 네크워크 마케팅이 소비자 이익을 위한 유통구조라면 열두살 소년 트레버의 아이디어는 세상을 변화시킬 '사랑의 네트워크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인적 네트워크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서는 정의로운 사람끼리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듯 '끼리끼리'의 힘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새해 들어서도 삶이 더 고단하고 어려운 경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버 소년의 '사랑의 네트워크 마케팅'을 떠올리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이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끼리끼리 힘을 합쳐 서로 도와주며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는 뜻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