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콧물 : 맑은 콧물은 가장 많은 콧물의 유형입니다. 아이가 젖을 먹거나 밥을 먹을 때, 차가운 기온에 노출되었을 때 등 생리적인 반응으로 흘리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일시적으로 나오는 것은 병이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나오거나 기침, 발열, 가래, 목구멍 통증과 동반되는 경우 감기나 비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 끈적끈적한 콧물 : 급성 비염 말기나 만성 비염 또는 흔히, 축농증이라고 하는 부비동염의 경우 나타납니다. 콧물이 끈적거리기 때문에 코 바깥으로 시원하게 배출이 잘 안되어 콧속에서 굳어 코막힘의 원인이 됩니다. 생리식염수를 처방받아 콧속에 몇 방울 넣어주면 콧물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아이인 경우 코 뒤쪽의 유스타키오관을 통해 귓속으로 들어가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노란 콧물 : 만성 부비동염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부비동염은 동굴처럼 보이는 코뼈 양옆 부비동에 고름이 쌓이는 질환입니다. 부비동염에 걸린 아이들은 잠자는 동안 코 뒤로 못물이 많이 넘어가 아침에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일반적으로 항생제 치료로 좋아질 수 있지만, 콧속에 물혹이나 종양이 있으면 수술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아이가 콧구멍 속에 이물질을 넣어 고름 같은 콧물이나 노랗거나 갈색 콧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 냄새 나는 콧물 : 코 안에 이물질이 들어간 뒤 오랜 시간이 경과되어 염증이 심해진 경우나 콧속의 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콧물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반드시 코 안 내시경 검사를 받고 지속적으로 콧속에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 피가 섞인 콧물 : 대부분 아이가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거나 코안 점막이 건조해서 충혈 되어 발생한 상처가 원인이지만, 장기간 혈성 콧물이 이어진다면 결핵이나 악성 종양, 디프테이라에 감염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코 내시경을 통해 콧속을 면밀히 관찰하는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몸에서 분비되는 체액은 신체 기능이 원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콧물도 체액 중 하나로 ‘더럽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코 자체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조정해주며 몸에 해로운 독성물질이나 감염체 등을 여과하고 제독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 때 콧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콧물 자체가 병이 난 것은 아니지만 콧물의 양상에 따라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건강을 체크하는 기초가 됩니다.
한국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김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