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터널, 도리어 ‘濟發硏’이 정치적
해저터널, 도리어 ‘濟發硏’이 정치적
  • 제주매일
  • 승인 201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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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한다”는 제주발전연구원의 보고서 견해는 옳다. 그리고 “해저고속철도 보다 제주신공항이 더 시급하기 때문에 공항을 우선하여 건설해야한다”는 것 역시 맞는 말이다. 우리 역시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전라남도가 심도 있는 논의와 체계적인 준비 없이 해저고속철의 18대 대선(大選) 공약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대규모 국가사업을 정치논리에 입각해 추진할 경우 예산 낭비-국론분열 등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동의(同意)하지 못한다. 또한 해저터널로 인한 ‘제주 섬의 정체성 상실’에 대한 우려도 하나의 기우(杞憂)일뿐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당초 해저고속철은 제주도와 전라남도의 합의 사항이다. 직전 도지사인 김태환 지사와 당시 전라남도 지사가 회동을 갖고 해저고속철을 적극 추진키로 합의했던 사안이다. 이후 제주도는 물론 전라남도는 정부에 이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타진해 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는 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해저고속철 건설을 정부에 건의해 왔고 비공식 타당성 조사도 벌여 왔다. 전라남도의 독단이거나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남도가 이를 대선공약화 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실 신공항 문제가 겹치지 않았다면 제주도 역시 해저터널의 대선공약화를 추진해야 정상이다.

 이러한 제주도의 사정을 고려 할 때 전남도의 해저고속철 대선공약화 추진은 환영할 일이다. 그럼에도 제주발전연구원이 이를 “정치 논리…” 운운하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도리어 제주발전연구원이 더 ‘정치적’이라는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전남도를 탓할게 아니라, 근년 들어 해저터널이 신공항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는 ‘제주도의 소심(小心)’이 더 문제다. 반성할 일이다.
 
 ‘섬 정체성’도 그렇다. 해저터널이 뚫린다고 제주섬의 이미지가 사라진다면 사통팔달(四通八達) 하늘길이 열렸는데 왜 제주섬 이미지는 그대로인가. 하늘 길과 해저터널은 다를 게 없다. 하늘 길은 바다 위에 있고, 해저터널은 바다 밑에 있는 것만 다르다. 섬의 정체성을 놓고 볼 때 길이 바다 위에 있거나 바다 밑에 있거나 바다가 그대로 있는 한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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