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배 신임 제주지방경찰청장의 ‘황당한 올레길 치안 대책’ 발언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장청장은 취임하루가 지난 10월31일, ‘지방청 운영과 지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가능하다면 올레길 일부 코스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안전진단 실시 후 안전 확보가 덜된 보안취약지역은 굳이 현 코스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듣기에 따라 코스 변경 시사 발언이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올레꾼들과 도민들로부터 제주올레길에 대한 장청장의 무지와 권위주의적 발상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장청장으로서는 지난 7월 올레길 1코스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사건과 지난달 29일 한경면 올레길 14-1코스에서 발생했던 여성 올레꾼에 대한 강도사건을 의식, 올레길 치안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주올레길의 형성과정과 제주올레길이 전폭적 국민 관심과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올레길 순기능 등에 대한 현황파악도 없이 취임 하루만에 ‘일부 코스 폐쇄’나 ‘코스 변경’ 운운 한 것은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도 “제주도민을 우습게 여기고 공권력을 함부로 다루겠다는 권위주의 적 행태”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치안 취약 지구에 대한 치안 강화는 치안당국의 책무다. 그런데도 치안 강화 대책 마련보다는 취약지구 자체를 폐쇄하겠다고 나선 것은 치안유지라는 경찰의 직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청장의 발언에 “사고 한 두 번에 폐쇄 운운한다면 여의도에서 강도 사건 몇 번 일어났다고 여의도를 아예 폐쇄 할 것이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장청장의 치안 의식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장청장은 이러한 비판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독한 취임 신고식’을 치렀다고 생각하며 먼저 제주지역 치안 현안부터 점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