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리의 분신, 잘 관리해주길”
“아고리의 분신, 잘 관리해주길”
  • 허성찬 기자
  • 승인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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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중섭 화백 미망인 이남덕 여사, 서귀포시에 팔레트 기증

“아고리의 분신인 팔레트, 서귀포시가 잘 관리해 줄 거라 믿습니다”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故이중섭 화백의 미망인인 이남덕 여사의 부탁이었다.

이남덕 여사는 1일 서귀포시에 고인의 생전에 유일한 유품인 팔레트를 기증하기 위해 92세의 힘든 몸을 이끌고 일본에서 건너왔다.

팔레트는 이중섭 화백이 1943년 미술창작가협회(자유미술가협회 전신)로부터 태양상을 수상했을 때 부상으로 받은 것.

그해 이중섭 화백은 원산으로 귀국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팔레트를 프로포즈의 징표로 이남덕 여사에게 맡겼었다.

그 뒤 이남덕 여사는 팔레트를 이중섭 화백의 분신으로 생각하며 70여년간 별장에서 보관해 온 것이다.

이남덕 여사는 “어느덧 아고리(이중섭 화백의 별명)가 세상을 하직한지도 반세기가 지났다”며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 대신 잘 보관해달라며 맡겨던 팔레트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남덕 여사는 “서귀포시가 이중섭 미술관을 만드는 등 고인을 재조명해줘서 고맙다”며 “제가 보관하는 것보다 더욱 잘 보관해 줬음 한다”며 팔레트를 기증했다.

이에 김재봉 시장은 “팔레트는 이중섭 화백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어떤 작품보다도 귀중한 유품이다”며 “미술관에 상설전시해 한층 더 격조 높게 이중섭 화백을 재조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기증식에서는 이중섭화백의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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