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에 또 강도가 나타났다. 올레길이 열린 후 강도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7월 처음 나타난 올레길 강도는 살인 강도였다. 이 때문에 제주는 물론, 전국이 떠들썩했다. 제주 올레길에 몰리는 국내외 걸음 꾼들의 안전 때문이었다.
당국에서는 올레길 안전을 위해 백화점식 대책들을 내 놓았다. CCTV 설치, 순찰 강화, 경찰과의 연락망 확충, 경보기 개발, 혼자 걷지 않기 운동 등 가능한 방법들이 총 동원됐다.
그러나 그 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강도사건이 재발한 것이다. 지난 29일 오후 2시30분 쯤 올레길 14-1코스인 청수 곶자왈 입구~무릉리 구간에서다. 20대 후반의 남자가 혼자 걷던 30대 여성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내 놓으라 위협했다.
강도는 상대가 돈이 없자 점잖게 “혼자 다니지 말라”는 한마디 훈수를 남기고 사라졌다. 바로 이것이다. 올레길 강도를 예방하는 길은 강도가 훈수해준 바로 그 ‘혼자 걷지 않기’다. 여럿이 함께 걸었다면 첫 번의 살인강도도, 이번의 ‘훈수 강도’도 일어나지 않았을 터다.
물론 기존의 올레길 대책에도 ‘혼자 걷지 않기 운동’이 포함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제안한 ‘혼자 걷지 않기’와 강도의 ‘혼자 걷지 말라는 훈수’는 같은 내용이지만 감동이 다르다. 모든 올레꾼들은 이번 ‘강도의 훈수’를 뼈 속에 새겨 두고 실천하자. 그러할 때 쉽사리 올레길에 강도가 나타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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