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자의 가혹행위를 못 이겨 탈영했던 제주해양경찰서 전투경찰대원이 이번에는 약물을 과다 복용해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당사자는 이처럼 약물 과다복용 사태까지 일으키면서 일반 민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됐는데도 해경은 이를 숨기려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때마침 해경은 이처럼 복잡한 ‘사고’가 발생한 당일 최신형 경비함정을 도입, 거창한 진수식까지 마쳤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제주해양경찰서 경비함정인 T-05정에 근무하는 A(20) 이경이 선임자의 가혹행위를 못 이겨 탈영한 뒤 귀대하기 전에 약물을 과다 복용, 제주시내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에 앞서 A 이경은 지난 26일 오전 7시께 근무지를 무단이탈 해 제주시내 부모 집으로 갔다가 같은 날 낮 12시30분께 부대로 복귀하기 전 약국에서 미리 구입한 종합감기약 10알, 해열제 10알, 소염제 10알을 한꺼번에 먹었다.
약물을 과다 복용한 것은 귀대 후의 조사나 상급자 등의 추궁이 두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이경은 지난 26일 오후 4시 부대로 복귀했으나 심한 두통 등을 호소해 귀대 15분 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A이경은 지난 26일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뒤 해양경찰청 홈페이지에 함께 근무하는 선임자 B 상경(21)에게 잦은 기합과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같은 상황이 현재까지 드러난 이른바 ‘A 의경 사태’의 전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주해경의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정보’를 언론에 제공했다는 점이다.
제주해경은 A 이경이 지난 26일 오전 7시께 무단 외출해 제주시내 부모 집에 있다가 낮 12시30분께 집으로 찾아간 경비함정 정장 및 아버지와 함께 부대로 복귀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27일 오후 공식발표했다.
그러나 A 의경은 부대로 복귀한 26일 오후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명백한 허위 보도 자료를 낸 것이다.
제주해경의 이 같은 행태가 알려지면서 비판여론이 더욱 들끓고 있다.
특히 최근 논산훈련소에서 제기된 훈련병 ‘인분파동’과 지난연말 제주경찰서에서 벌어졌던 ‘구타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제주도민들은 제주해경의 이 같은 행태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제주해경이 벌인 이 같은 일련의 행태는 드넓은 태평양을 토대로 해양대국의 꿈을 꾸는 제주 도민들에겐 치졸한 행태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해경의 각성을 거듭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