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가 태풍에 취약한 구조로 설계·시공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정마을회는 19일 논평을 통해 “지난 여름 태풍 볼라벤에 의해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위해 강정 앞바다에 가저치한 케이슨 7함이 모두 대파돼 해양폐기물로 전락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케이슨이 파괴되자 해군제주기지사업단은 당시 “제주해군기지는 50년 빈도의 태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시공됐다”며 “볼라벤 피해는 너무 강해서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정마을회는 “사실 확인을 위해 기상청에 최근 5년간 제주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기록을 요청해 받아 본 결과 사업단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대상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남동(ESE), 남동(SE), 남남동(SSE), 남(S), 남남서(SSW), 남서(SW) 방향의 바람과 파도만을 고려해 제주해군기지 설계파고에 가까운 11m이상의 파도만을 추려냈다”며 “그 결과 볼라벤에 가까운 위력을 지닌 태풍이 최근 5년간 5번이 있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을회는 또 “해군기지 사업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볼라벤 태풍은 최대파고를 기록한 시점의 풍향이 동북동(ENE)이었다”며 “볼라벤 태풍 시 사업대상지에 영향을 미치는 파도들은 13.7m 보다 작았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떤 태풍이 와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을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추측 할 수 있다”며 “1997년 건설교통부 중앙설계심의위원회가 제주도 남쪽 해안에 항만공사를 할 경우 케이슨 공법은 ‘부적절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