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지 않은 길을 걸어갈 때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엔 넘어지고 깨지고 범벅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농업인대학생들의 대학적응력이 빨라지고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개강파티를 통한 학생간 끼리끼리 소통과 선진농가 방문을 통한 우수농사법을 벤치마킹 하려는 열정, 나주국제농업박람회 등 산업시찰을 통해 동료애 적인 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농업인대학은 절정에 다달았다.
농업이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한 것처럼 인생 또한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무수히 많기도 높기도 한 산들을 우리는 올라가야만 하고 정상에 오르지 못했을 때 맛 봐야 할 수많은 것들이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따라오지만 그 절망 앞에 주저 않느냐, 그 절망을 보란 듯이 비웃어주며 뛰어 넘느냐는 결국 내 몫인 것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누가 내치즈를 옮겨을까”의 일부분이다.
창고에 가득 쌓인 치즈가 바닥이 나기 시작 했을 때 냄새를 잘 맞는 스니프와 행동이 민첩한 스커리는 즉시 치즈가 쌓인 창고를 찾아 나섰다. 반면 인간인 햄과 허는 창고의 치즈가 바닥이 나는줄도 모르고 하 세월 보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치즈가 바닥이 난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햄과 허는 창고에 치즈가 비어 있음에도 결과를 인정치 않고 창고의 벽을 허물고 뒤져보지만 새로운 치즈는 발견할 수 없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치즈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햄과 허는 치즈를 찾아 나섰지만 이미 스니프와 스커리가 치즈창고를 차지하고 난 후였다.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비이커에 미지근한 물을 붓고 개구리를 넣었다. 처음에 자기가 뛰놀던 물의 온도와 거의 비슷해 마냥 신나고 즐거웠다. 불을 때기 시작하였다. 온도가 서서히 올라갈 때만 하여도 개구리는 지 세상인양 두다리 뻗고 있다가 온도가 60도, 80도 올라가자 그때야 위험을 감지하여 비이커 속을 빠져 나오려 허둥대다 죽고 말았다.
오늘날 경제장벽이 무너지고 호주머니에 있는 스마트 폰으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시시각각 들여다 볼 수 있는 이때, 정보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 될 뿐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공룡이 바로 정보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진 사실을 직시하여야 하며 도전(정보)과 응전(변화) 이야말로 이 험한 풍파를 헤쳐 나갈수 있는 가장 큰 엔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둠이 가장 깊었을 때 새벽은 가까이 있고 힘차게 새벽을 깨우는 닭울음 소리는 긴장감 마저 들게 한다.
비록 졸업 하고나면 각자의 일터로 찾아 나서 겠지만 어디에 있던 서귀포시농업인대학 1기생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줄 것을 기대해보며, 혹 동기생들간 만남이 있을때 생각나 불러 주시면 흔쾌히 어울려 지나간 이야기들을 소주잔에 붓고 싶다.
농협중앙회 서귀포시지부 농정지원단장 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