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카사 델 아구아’의 강제 철거대집행(代執行)을 잠정 유예하도록 서귀포시에 지시했다고 한다. ‘잠정 유예’라고는 하지만 ‘추석 전후 강제철거 대집행 방침’에 비하면 일단 숨통은 열어 준 셈이다. 비록 몇 달 뒤의 운명도 점칠 수 없는 응급 처치의 기사회생(起死回生)이긴 하지만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 한다.
여기에는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우근민 지사를 만나 “일정기간 강제 철거를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우 지사가 받아들인 모양이다.
이에 힘을 얻은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 건축물 부지 소유주인 부영 측과 절충을 벌여 ‘카사 델 아구아’의 영구 존치를 실현 시킨다는 계획인데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철거 유예 기간’도 장기간이라야 한다.
어쨌거나 이번 ‘철거유예’를 계기로 비상대책위-부지 소유주 부영-제주도간에 협의가 잘 이뤄져 ‘카사 델 아구아’가 영구 존치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비록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에서 “강제 철거라는 무지몽매한 결정을 내린데 분노한다. 이런 야만적 결정을 심각히 우려 한다”는 등의 좀 과격한 표현을 썼더라도 이해해야 한다. 세계적 건축가 ‘레고레타’의 영혼을 담아낸 세계 건축사의 기념비적 그의 유작(遺作)인 ‘카사 델 아구아’를 아끼는 데서 나온 말임을 알아야 한다. 철거 잠정유보가 영구 유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