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이후는 ‘이어도’다
센카쿠 이후는 ‘이어도’다
  • 제주매일
  • 승인 20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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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연일 TV와 신문의 국제면이 시끄럽다.

지도를 펼치고 열심히 찾아봐야 되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먹고 쓰는 식량과 원유의 99%가 지나다니는 이어도 남방해역 바닷길에서의 중·일간 갈등 때문이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 수위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양국 대사관 앞에서 벌어지는 극렬한 시위모습과 해상 무력시위는 이제 익숙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한치의 물러섬 없는 이 치킨게임은 군사적 충돌로 끝맺음 할지, 아니면 극적인 합의에 이를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인도와 암초로 이루어진 곳을 차지하기 위한 양국의 갈등은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서서, 해양권을 확보하기 위한 동북아 패권다툼의 전초전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이 와중에 중국은 지난 25일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실전배치했다. 아직 항모기와 국축함 등 항모전단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는 근해방어를 넘어서서 연근해 섬들을 이어 군사적인 해안경계선을 구축하는 이른바 ‘도련(島鍊)전략(island chain)'을 현실화하는 조치임에 틀림없다. 중국의 해군력 강화는 세계 제 2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의 발로이자, 동북아내 세력확장 및 주도권 확보를 위한 몸부림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 몸짓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바로 이어도 문제 때문이다. 지난 3월 중국 국가해양국장은 ‘국가해양국 소속 순시선과 항공기의 순찰 범위에 이어도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최근 9.23에는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이어도 해역을 감시·통제할 원격 해양감시 시스템을 시연했다. 중국이 이어도를 분쟁지역화 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물론 우리 해군 역시 독도함과 같은 대형수송함은 물론 전세계에서 미국·일본만이 가지고 있는 이지스함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절 대양해군을 기치로 해군력을 보강한 결과이긴 하나, 문제는 엄연한 주적인 북한 문제로 인해 제주도 남방해역까지 아우를수 있는 해군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핵심 해상 수송로라든지, 자원보고라든지 하는 것으로 남방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너무나도 명백한 우리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처럼, 중국 역시 이어도를 자기네 것이라며 무력 점유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데도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폄하하고, 해군기지 건설이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활개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손자병법에는 ‘양병천일, 용병일시(養兵千日, 用兵一時)’라는 구절이 있다. 즉 ‘한번의 전투를 위해 병사를 천일 훈련시켜, 결정적인 순간에 쓴다’라는 뜻이다. 손자병법의 나라 중국은 이를 지키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이다. 상대가 누구든지 우리의 영해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1의 안보과제임에 틀림없다.

아르고스총회 회장 고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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