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에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을 보면서 가을소풍이나 운동회를 앞둔 아이들처럼 우리 농업인의 마음도 들뜨게 하고 수고로웠던 지난날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요즘 만나는 농업인마다 "미깡 잘 열아시냐"라고 인사말을 건넨다. 또는 “태풍에 별일 어서신예이”라고 묻는다. 저마다 태풍을 이겨낸 풍요로움을 기대하고 서로 결실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제주도정은 2012년산 감귤 조수입 8천억 원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올해산 노지감귤인 경우 육지부 태풍피해로 인해 사과와 배 등 과일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맘 한 구석에는 걱정이 있다. 항상 이맘때만 되면 야단법석인 미숙감귤 강제착색을 통한 비상품 유통 때문이다. 매년 제주도, 생산단체, 민간 합동으로 캠페인에 자정결의대회도 하고 단속도 하지만, 나아지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인 것 같다. 벌써 강제착색하다 단속반에 적발되는 이가 있고, 일부 육지부 관광지에서 비상품 감귤이 유통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사)제주감귤연합회 회장으로서 또한 제주농업인이 한사람으로서 호소하고 싶다. 만약에 덜 익은 감귤을 강제 착색해 유통시킨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것이고, 결국 제주감귤의 이미지를 한없이 추락시킬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오렌지에 중국산 감귤까지 불러들이는 빌미를 줄 수 있다. 이는 우리 농업인이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을 죽음으로 내모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서로 서로를 위해 제주감귤산업을 망치는 강제착색행위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강제착색 행위 현장은 물론 미숙과의 수확현장 신고를 생활화해야 한다. 신고합시다.(T. 자치경찰단 710-8911~13)
제주는 전통적으로 괸당문화가 있어 다소의 흠이 있더라도 눈감아주는 경향이 있지만 제주의 근간산업인 감귤산업을 망치는 행위에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도민 모두가 단속원이 되어 눈에 불 밝히고 찾아내어 사전에 막아야 된다.
제주도는 2012 세계자연보전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0년 IUCN이 인정하는 세계환경수도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한라산과 어우러진 황금빛 감귤의 아름다운 풍광도 함께 물려줘야 한다. 이는 우리 농업인과 도민 모두의 몫이다. 감귤강제 착색은 환경 해침은 물론 제주도민의 신뢰도 해친다. ‘미숙감귤 강제착색’은 제주도민 모두가 감시해야 할 「경계대상 1호」다.
사단법인 제주감귤연합회장·서귀포농협조합장 강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