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세트장을 중심으로 묘산봉관광지구 일대에 조성하려던 ‘청암영상테마파크 개발사업’이 무산되자 ㈜청암영상테마파크와 공동사업자였던 ㈜에니스는 지난 23일부터 공식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24일 오전에 찾은 ‘태왕사신기’ 세트장. 이 날도 철거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한 켠에선 세트장에 입주해 있었던 업주들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업주들은 세트장 철거가 결정되자 ㈜청암영상테마파크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기로 했으나 ㈜청암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업주들이 받지 못한 보증금은 2억에 이른다.

게다가 업주들 뿐만 아니라 세트장의 직원들도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면서 현재 노동청에 진정서를 낸 상태다.
세트장 관리를 맡았던 A씨(35)는 “현재 받지 못한 임금에 대한 부분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말한 뒤 세트장 철거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세트장이 관광지로 활용되는 동안 제주도의 사후관리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드라마 종영 이후에는 제대로 된 사후관리 프로그램 하나 없는 등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9월부터 올해까지 세트장에는 200여 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중 상당수가 드라마 종영 당시 ‘욘사마 열풍’을 타고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거액을 들인 드라마 세트장은 사후관리 뿐만 관광객 유치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유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암영상테마파크 개발사업은 사업승인 조건이었던 지하수 관정 기부채납도 이뤄지지 않아 무산된 것”이라며 “세트장 사후관리 문제는 그 당시 다른 부서에서 담당해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에니스 측은 올해 말까지 세트장에 대한 철거작업과 산지복구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