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내습 3주 만에 제주를 강타한 제16호 태풍 ‘산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태풍 ‘산바’는 최고 770mm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 부으며 제주전역에 상처를 남겼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지난 15일부터 17일 오전 11시까지 한라산 진달래밭에는 무려 77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한 관음사와 윗세오름에도 730mm에 이르는 비가 내렸다.
이번 태풍은 특히 산간과 제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렸다. 제주산간과 북부지역에 각각 646mm와 411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동부 301mm, 남부 155mm, 서부 138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16일 오후부터 17일 오전 11시까지 제주도 소방방재본부에는 135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주택 11가구가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하는가 하면, 해안저지대 월파 피해 우려로 주민 59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한 도내 1만990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한 때 전기 공급이 끊겼으나 지금은 모두 정상 복구됐다.
17일 오전 제주시 남수각 복개부지에서는 하천수위가 홍수 여유수위 30㎝를 남기는 등 두 차례나 범람 위기를 맞으면서 동문재래시장 상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특히 무수천 광령초등학교 인근 광역상수도 송유관이 600m 가량 유실되면서 단수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신제주 3지구(백록초·뜨란채), 노형동 등에서 1만2000세대가 단수 피해를 겪고 있다. 복구는 하천수위가 낮아진 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정상 공급까지는 이틀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도내 학교의 경우, 아라초등학교 테니스장 우레탄 포장이 파손되는 등 21개교(초9·중4·고8)에서 약 1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14개 구간의 도로가 통제되고, 111건에 대해 구조와 배수지원 등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태풍 ‘볼라벤’에 의한 피해 복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겹태풍 피해를 입은 농가와 양식장 등은 정확한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아 공식 집계가 이뤄질 경우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