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건강과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등산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뒷면을 돌아보면 등산 도중에는 크고 작은 사고도 비례하여 늘어가고 있고, 그 원인도 다양하다.
폭우, 폭풍, 낙석, 안개 등과 같은 자연적요인과 방심, 부주의, 경험부족 등과 같은 인위적 요인이 있지만 그 원인 중에서도 1위는 당연 ‘음주’라고 한다. 음주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긴장감이 해소되고 대담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술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느 산악단체에 따르면 등산안내인 자격과정 연수교육에서 연수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등산계획서 짜기’ 과제물을 살펴보았더니, 합격여부에 영향을 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연수생의 약 50%가 식량계획에 ‘소주 각 1병’을 포함시킨 경우가 있었다. 이는 등산 중에 마시는 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는 것이고, 또한 등산 중 음주를 당연시 하고 음주를 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쉬운 등산이라도 우리의 몸은 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몸은 휴식과 피로회복을 필요로 하지만 음주는 휴식이 필요한 심장과 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에 각종 사고의 위험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음주 후 심장은 더 빨리 뛰려고 하지만 이미 장시간 운동으로 지쳐있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뛰질 못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혈압이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체온유지가 되지 않아 저체온증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술이 체온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주로 인한 등산사고의 위험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의 등산도 위험을 예측할 수 없기에 긴장하고 주의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하게 되면 긴장이 풀리고, 대담하게 만들어 무리한 행동을 시도하게 되어 등산사고위험에 노출시킨다. 음주는 판단력 저하와 운동능력 저하 등 사고의 위험에 대한 반응속도를 느리게하고, 체내에 유해물질이 쌓이게 하는 등 등산효과도 반감 된다.
등산은 아주 좋은 운동이며 사람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약이다. 좋은 공기를 마시고, 땀을 흘리며 신체에 누적되어 있는 유해물질을 배출시켜 심신을 정화시켜준다. 이러한 등산의 이로움을 순간의 음주유혹 때문에 망처 버릴 것인가?
이제 입추가 지나고 금빛으로 물든 산을 만나볼 수 있는 가을이 왔다. 순간의 유혹을 못 이기고 음주하면서 산행이 아닌 사행 길에 오를 것인가? 아니면 금주를 통해 즐겁고 건강한 산행을 할 것인가?
제주소방서 오라119센터 소방위 양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