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트센터 잇단 사고 파문 확산

그러나 관리책임자인 제주도는 제대로 된 보수대책은 물론 도립예술단이 떠날시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수개월째 검토만 되풀이 하고 있어 안일한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지하연습실 내부 천장의 오수관이 터지면서다.
이 때문에 상주하고 있던 도립교향악단은 황급히 악기를 탑동 해변공연장으로 옮겨야 했고, 아트센터측은 2일뒤인 11일께 보수 공사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예전부터 통풍환기가 안돼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계속 슬었다는 점. 이 때문에 도립예술단은 애월읍 상귀리 옛 농업기술센터 부지에 조성중인 전용연습실로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이사를 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립예술단이 떠난다고 해서 별다른 활용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아트센터측은 전시시설, 연습실, 지하 창고로 사용 등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검토가 수개월째 진척 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만약 다른 예술단체의 상주 연습실로 사용하거나 타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상황. 현재 아트센터측은 일단 도립예술단이 떠나고 활용방안을 확정한 뒤 예산을 편성한다는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본예산 편성은 사실상 힘들고 추경에나 가능한데 공사가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년이 넘게 그대로 방치하는 셈이 된다.
이와 함께 부실설계 논란에 대한 원인규명도 흐지부지된 상태다.
300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돼 준공된지 2년만에 천장 누수와 악취, 곰팡이가 슬면서 부실설계 논란이 계속 일고 있음에도 도는 “설계에는 이상이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천장배수관이 터진 것과 관련해서도 아트센터 관계자는 “일반 가정과 아파트 등에서도 배수관이 터지는 것은 흔한일이지 않느냐”며 별 대수롭지 않게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