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부터 내습한 태풍의 영향으로 강정마을 앞바다에 투하된 7개의 케이슨(방파제 축조용 구조물)이 파손됐다.
또한 40t짜리 테트라포트(일명 삼발이) 상당수도 높은 파도에 의해 휩쓸려 나가거나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파제 뼈대 역할을 하는 케이슨의 개체당 무게는 9800t, 높이는 20m로 아파트 8층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그러나 외벽이 무너져 가라앉은 케이슨을 물 밖으로 꺼내기가 불가능해 수중 발파를 통해 조각낸 후 회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전문가 자문을 들었다고 마을회 측은 밝혔다.
마을회는 “강정앞바다가 항만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은 마을회가 누차 해왔었다”며 “제주에서도 태풍의 피해가 가장 심하게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해군기지사업단은 말도 안 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 한다면서 수만톤에 달하는 거대한 수중 폐기물만을 양산했다”며 “향후 케이슨을 발파해 회수하겠다고 했을 때 수중생태계의 교란과 폐기물을 생각하면 더욱 아뜩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뻔히 실패가 예상되는 설계를 승인하고 추진한 해군과 일괄입찰 계약한 삼성과 대림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예상되는 피해를 축소은폐하고 안이하게 사업의 추진만을 일삼은 정부와 제주도관련 공무원 전체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사업 감리단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민군복합항 케이슨은 50년 빈도의 태풍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으나 태풍 ‘볼라벤’은 서귀포항 등 완성된 방파제도 파손시킬 만큼 초대형 태풍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감리단은 수중 정밀조사 등을 거쳐 파손·유실된 케이슨 처리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