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레퍼 박하재홍이 말하는“랩과 힙합 속의 인문정신”
제주 레퍼 박하재홍이 말하는“랩과 힙합 속의 인문정신”
  • 고안석 기자
  • 승인 2012.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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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과 힙합 속 인문 정신을 말하다’ 책자발간

제주의 레퍼 박하재홍이 ‘랩과 힙합 속 인문 정신을 말하다’란 책을 펴냈다.

랩은 단순히 대중음악의 하위 장르로서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래퍼가 음악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힘이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이데아’는 대학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 현실에 던진 날선 비판이었다.

MC 스나이퍼는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를 통해 전태일이라는 역사 속의 인물을 소환해 노동 현실을 고발하고, 리쌍은 ‘부서진 동네’로 재개발 광풍의 현장에서 스러져간 소외된 삶을 조명한다. 윤미래가 랩을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과정은 차별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하고, 대거즈의 랩은 내가 원하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박하재홍은 “이것이 힙합 문화와 래퍼의 가사 속에 들어 있는 인문 정신이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판적이고 삐딱하게 바라보되 그 시선과 말투는 한없이 따듯하고 유쾌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랩에 담긴 인문학적인 성찰을 청소년이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묘사하고, 그것과 연관된 역사적.사회문화적인 배경 지식을 잘 엮어 버무린다. 특히, 지역문화로서의 힙합 자생력을 강조하며 제주도 대표 래퍼와의 인터뷰 등을 실었다.

저자는 한국판 포이트리 슬램인 ‘1318 낭독의 두드림’을 만들어 청소년들과 소통한다.

랩과 낭독을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가슴속에 응어리진 자기 이야기를 랩에 거침없이 실어 내면서 스스로 래퍼가 된다. 랩이 자기표현의 창작 도구이자 마음의 치유제로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저자가 중고등학교, 국제워크캠프, 도서관, 마을 축제 등에서 꾸준히 강연 활동을 하면서 검증한 사실이다. 이 책은 그 생생한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박하재홍은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사회적 활동가로 일하며 거리에서 랩 공연을 해 왔다.

8년 정도의 기간 동안 거리에서 400회 정도의 공연을 했다.

트럭을 개조해 야외에서 행사를 하는 ‘움직이는 가게’의 운영자로 ‘아름다운 가게’에 입사해, 그 후로는 헌책방 책임자로 일했다. 아름다운 가게를 퇴사해서는 전국의 인문학 책방을 돌아다니며 ‘동네 책방, 래퍼를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했다.

신혼여행으로 세계 여행을 기획해 팔레스타인 올리브 추수 캠프와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에 참가했다. 2010년 제주도로 이주한 후로는 랩과 힙합, 인문학을 맛있게 버무려 다양한 수업을 만들고, 현재는 래퍼 겸 자유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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