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제주에 정착하게 된 배경은
심성형씨>제주정착하기 전 경기도 분당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15년 가까이 했었는데 날이 갈수록 인테리어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업 자체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각박한 도시의 삶도 싫었어. 저와 아내의 고향인 강원도로 갈까 하다 고등학교만 나오고 서울살이를 시작해 가기도 어색하고 신혼때 제주에서 살아보자고 한게 생각나서 제주행을 결심하게 됐다.
Q>제주 정착이 쉽지 않으셨을텐데
심성형씨>제주에서 장작사업을 한번 해보자고 준비를 많이 해. 근데 주위사람 100이면 100 “가뜩이나 나무 많은 데서 나무 장사를 하냐고” 다 말렸어. 그때 생각한게 호텔만 공략해도 먹고 살지 않겠냐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적중했다.
윤정현씨>애기아빠랑 준비는 많이 했는데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맨땅에 헤딩이었다. 그러던 중 제주이민자 인터넷 카페를 통해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손만 뻗으니 주위에 좋은 사람이 너무 많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래도 아직은 동네주민들하고 많이 어색한 게 사실이다. 처음에 다가가기 힘들어 서먹서먹했지만 지금은 많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심성형씨>분당에 있을때도 인테리어 사업을 했고 워낙에 나무 자체를 좋아한다. 원래는 공방을 하려 했었지만 제주도에 참나무 장작사업을 하는 분이 없어서 이걸 해보자고 생각하게 돼. 삼나무는 서귀포 목재소로 들어가는 나무 가운데 일부를 가져오고 참나무는 육지에서 전량 들여온다. 공장은 좀 허름하지만 유명호텔, 리조트, 캠핑장, 화덕피자, 참나무장작구이집 등 들어가는 곳이 꽤 많다. 또 벽난로를 쓰시는 분도 많이 늘어 9~10월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Q>아이들 교육문제가 걸리셨을텐데
윤정현씨>내려올 때가 첫째가 네 살 때고 둘째가 돌도 안됐을 때였다. 큰애가 어린이집 다니고 있을때였는데 갑자기 내려와서 미안했었다. 근데 내려와서 아이들이 더 활발해져서 오히려 더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 제주가 어디가든 체험학습의 장이라서 애들에게 좀 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가르쳐 줄 수 있고, 흙을 밟을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됐다. 방과후학교등이 잘 돼 있어서 초등학교 가더라도 별로 신경이 안쓰일 것 같다.

심성형씨>아무래도 시간에서 자유로워졌다. 도시에서는 너무 치열했었는데…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사라졌고 날짜 개념이 편해졌어. 오죽하면 블로그 제목이 ‘굿바이 시티, 난 제주’일 정도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지금의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윤정현씨>아무래도 주위에 다닐 곳이 많다 보니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 애기아빠와 일 끝나고 아이들도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해안도로를 자주 가기도 한다.
Q>제주 내려와서 ‘이건 좋았다’
심성형·윤정현씨>아직 경제적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애들하고 함께 있을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 6살 된 큰애가 워낙 공놀이를 좋아해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가서 같이 축구를 하면서 놀아주거나 자전거를 같이 타주곤 한다. 예전 서울 있을때는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들어와서 애들하고 놀아줄 시간이 없었는데…이제는 아빠가 편해졌는지 맨날 낚시타령을 해 체험을 시켜주기도 했다. 또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비오는 날 막걸리 한잔하는 여유도 느낄 수 있어 좋기도 하다.

윤정현씨>참나무로 장작구이하면 향이 스며들어 고기가 참 맛이 있어 참나무 장작구이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숯이나 돌구이와는 색다른 맛이다. 나중에 애들이 크고 자리가 잡히면 민박집을 하나 해보고 싶기도 하다. 큰 규모는 아니고 소규모로 해서 오는 손님들과 인근 관광도 하고 고기도 구워주고 그렇게 살고 싶다.
심성형씨>지금은 장작사업에 충실하고 싶다. 나중에 자리가 잡히고 여유가 생기면 공방을 운영하고 싶다. 만들어서 파는게 아니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