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델 아구아 철거논란, 그 부끄러운 문화정치의 현주소
카사 델 아구아 철거논란, 그 부끄러운 문화정치의 현주소
  • 제주매일
  • 승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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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

문화가 밥 먹여 주냐? 라고 조롱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문화의 중요함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달리 과연 우리 현실은 그 문화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문화는 정치다’라는 프랑스의 장 미셀 지앙 교수의 말이 있다.

수십 년 간 프랑스는 세계관광대국 1위를 한 번도 다른 나라에게 내준 적이 없었다. 국가가 제공하는 풍성한 문화적 환경은 철학과  미적 감각을 소유한 자존심 강한 국민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의 경복궁, 경희궁, 경운궁을 비롯해 전국의 문화유산을 조직적으로 파괴했다. 문화유산파괴 행위는 민족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정치적 의도에서였다.

이러한 파괴 행위로 정복당한 민족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기억을 말살하려 했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역사를 고쳐 씀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다.

 또 다른 세계적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베번’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흙먼지가 되어 사라진 세계 건축 유산의 운명을 추적하겠다.”

이는 위대한 건축물이 사라지게 되는 건 단지 건축물의 상실이 아니라 위대한 문화를 청소 해 버리는 야만적 파괴행위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억하고, 경계하라!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라고 그는 강조한다.

우리는 이미 21세기형 건축이란 평가를 받으며, 해외에서 더 널리 알려졌던 대한민국 현대 건축의 거장 故 김중업의 비행기와 유람선을 닮은 구 제주대 본관을 1995년 3월 잃었다.

그것은 제주의 문화인들에게 문화적 유산과 그 가치를 지켜내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우리는 다시는 이 부끄러운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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