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아빠와 물놀이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여름마다 아빠와 물놀이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 허성찬 기자
  • 승인 2012.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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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제2의 삶 제주>‘신가네 민박’ 신철홍씨 가족

에메랄드 빛 바다를 끼고 있는 한림읍 협재 해수욕장 인근, 2층에 민박집을 겸하고 있는 ‘신가네 민박’이 눈에 띈다. 제주이민 4년차 신철홍(45)·이미화(42,여)·신혜민(12,여)·신민준(8) 가족의 삶의 터전이다. 아이들에게 좀더 넓은 세상과 아빠를 돌려주기 위해 부산에서의 삶을 버리고 무작정 택한 제주행이 어느덧 4년차를 맞고 있는 이들 가족은 여유롭지는 않지만 제주의 삶에 흠뻑 만족하며 살고 있다. 혜민·민준 남매의 “여름마다 아빠와 물놀이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는 말처럼 말이다.

Q. 제주에 내려오게 된 배경
신철홍씨>제주에 내려오기 전 건설현장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하고 있을 시간이 너무 없었다. 새벽에 나가고 밤 늦게 들어오다 보니 애들 얼굴도 잘 못봤었다. 더군다나 건설현장의 특성상 일거리 따라 타지에서도 혼자 많이 살다 보면 한달에 한번씩 애들도 못봐 참 많이 미안해… 장인·장모님도 20여년전에 제주에 내려와 정착해 살고 계시기에 한번 여기서 살아보자 해서 무작정 내려오게 됐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선택인 것 같다.

Q. 민박 시작전에 분식집을 하셨다던데
이미화씨>처음에 내려와서 처갓집이 있는 월림에 터를 잡았었다. 아이들 학교가 한림이다 보니 등하교 스케쥴을 맞추기 위해 선택한게 분식집. 먹는거 하나만큼은 우리 아이들 먹는 걸로 생각하고 좋은 재료로 청결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정착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많이 됐다.  민박집은 집을 알아보던 중 사게된 지금의 이 집이 전에도 민박을 하고 있어서 2층을 민박으로 하고 있다. 2팀밖에 받을 수 없어 손님들에게도 좀 더 충실할 수 있다.

Q. 적응이 쉽지만은 않을셨을텐데
이미화씨>친정이 여기 있다고는 하지만 부모님만 계시고 지인은 하다고 없어 쉽지많은 않았다. 하지만 2년간 분식집을 운영한 게 참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분식집을 한 덕에 아이들 친구 부모님은 물론 동네 어르신들하고도 많이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분식점이 아무래도 정류장 옆에 있다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보이더라…처음에는 와서 쉬다 가시라고 해도 서먹하셨는지 안오셨는데 나중에는 더울때는 들어와서 선풍기바람도 쐬시고 겨울에는 와서 난로도 떼시면서 참 많은 얘기를 해주셨어, 친해지니 자식처럼 아껴주시며 지나가다 쓰라고 양배추, 브로콜리 등도 넣어주시고, 덕분에 제주 적응이 한층 쉬워졌다.

Q. 제주에 사시면서 생활패턴이 틀려지셨을텐데
신철홍씨>무엇보다 아침에 애들하고 같이 밥 먹고 등·하교 시켜줄 수 있는 게 참 좋더라. 부산 살때는 솔직히 한달에 한번 그러기 힘들었던게 사실. 한번은 일 때문에 일산에 떨어져서 산 적이 있는데 한달에 한 번 부산에 내려올 수 있을까 말까였다. 그때 민준이가 2살이였는데 아빠만 찾다 많이 울었었다. 거짓말만 하는 아빠가 된 것 같아 참 미안했는데…이제는 무조건 자주 놀아주고 같이 있어줄 생각이다.

Q. 아이들 교육문제가 정착에 걸림돌이 돼지는 않았나
이미화씨>솔직히 혜민이 같은 경우 학교 보내기 전부터 영재교육 등을 많이 시켰었어. 근데 학교를 보내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참 미안했다. 둘째 민준이는 자연에서 뛰놀게 하고 싶었었는데…오히려 제주에 내려오니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자연에서의 삶을 가르쳐 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또한 아이들도 참 좋아하는 것 같아 아직까지는 마음이 놓인다.

Q. 제주 정착해서 ‘이건 좋았다’ 싶은 점
신철홍씨>아무래도 가족과 보낼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게 참 좋았다. 처음 내려왔을때 아이들을 데리고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여행을 많이 다녔었다. 근데 그런것보다 들판과 공터를 다니면서 인라인, 산책, 공놀이 등 아이들과 같이 놀아줄 수 있는게 더 좋다는 걸 깨달아. 여름만 되면 민박을 제외한 하는 일을 쉬고 애들하고 매일 같이 있어주고 있다. 또 중매결혼을 하다 보니 7개월동안 데이트겸 연해가 10번도 채 안됐고, 사는게 바빠서 자주 챙겨주지 못했었다. 근데 지금은 자주 산책도 다니고 데이트 겸 연애 겸 그렇게 살고 있다.
이미화씨>아무래도 마을단위 축제가 많아 아이들 교육에도 너무 좋은 것 같다. 갈옷도 만들어보고, 토종닭도 잡아보고, 허수아비도 만들어 보고 우리도 즐겁고 아이들에게도 현장 교육이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애아빠가 애들하고 같이 있어줄 수 있어 참 좋다.
혜민·민준 남매> “아빠랑 물놀이 할 수 있어서 제일 좋아요”

Q. 제주에서 꼭 하고 싶은 것
신철홍씨>내려온지 4년차인데 아직 한라산을 한번도 못가봤다. 갈때마다 비날씨로 인해 좌절했었는데…한라산을 계절마다 코스마다 가보고 싶어. 아들과 자전거 타고 제주일주도 한번 해보고 싶다.
이미화씨>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마당이 있는 집을 장만하고 싶다. 시골에 조그마하게 커피숍과 빵집을 구울까 궁리중이다. 그것보다 아이들에게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우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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