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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도 전임도정 당시 추진했던 각종 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김태환 도정의 정체성이나 도정 수행능력에 의문만 더해 줄 뿐이다.
출범한지 7개월이 넘도록 전임도정이 더럽히고 간 얼룩을 지워내지 못하고 허우적 거리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맺고 끊음이 분명치 않는 김도정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이 비록 다음을 겨냥해 “모두를 아우르고 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도 전임도정이 남기고 간 의혹까지도 아우르려고 한다면 이는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그래서 취임 1년도 안된 김도정에 대해 벌써부터 ‘줏대없이 흔들리는 갈대 도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김도정 출범당시 “전임을 털어내지 못하면 김도정의 앞날에 희망이 없다”고 주장한바 있었다.
전임도정이 남기고 간 의혹의 냄새가 너무 역겹고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나 짙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깨끗이 털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전임을 정리하고 산뜻한 출발을 하기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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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로운 김도정의 행보는 그러질 못했다.
새로운 출발이라기 보다 전임이 어지럽히고 간 뒷 설거지와 뒤치닥거리로 세월을 보내는 형국이었다.
각종 공사와 사업관련 특혜 의혹 등이 불거져 나오는 데도 이를 규명하기보다 유야무야 넘기려는데만 몰두 하는 인상이었다.
제주개발 공사 운영과 관력한 의혹ㆍ광역폐기물 소각장 건설공사 수주 관련 의혹ㆍ인공어초 사업 특혜의혹 등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1999년부터 시작해 국비.도비 등 133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호접란 대미 수출 사업 의혹’도 마찬가지다.
이사업은 처음 감귤 대체작목 사업이라고 호언했었다.
국비 15억7100만원ㆍ도비 88억6100만원ㆍ시ㆍ군비 1억9300만원ㆍ융자18억원 등이 투입돼 미국 LA 현지에 6600여평의 재배 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감귤 대체 작목’이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아직도 시설이 정상가동 되지 않아 특혜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있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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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현지시설을 조사하고 돌아온 도의원들도 “결코 좌시 할수 없는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부지매입ㆍ공사과정ㆍ조직운영 등에 숱한 의혹이 있다면서 ‘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벼르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경제 조사원 제주지역본부의 용역결과도 ▲감귤 대체 작목으로서의 호접란 선정 잘못 ▲참여농가 극히 제한 ▲생산품의 시장경쟁력 약화 등 호접란 대미 수출 사업이 실패작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도 당국은 이 호접란 사업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은 각종 의혹을 파헤칠 생각은 않고 현상유지 차원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호접란 사업의 지속이나 운영개선 여부는 추후 문제다.
지금은 먼저 호접란 대미수출 사업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파헤치는 것이 선결과제다.
그래야 사업의 문제점이 파악 될 수 있고 운영개선 방향을 바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의 운영주체 변경 등 사업지속을 전제로 한 대책은 앞뒤가 뒤바뀐 순서다.
사업의 지속성 여부는 의혹 부분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투명하게 밝힌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않다.
의혹을 덮고 어떻게 투명한 운영을 담보 받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