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앞둬 주문하는 두 가지
WCC 앞둬 주문하는 두 가지
  • 제주매일
  • 승인 2012.0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겨운 축산악취 제거와 ‘카사 델 아구아’ 영구보전대책

1

 오늘부터 계산하면 29일 남았다. D-29. 9월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29일 앞으로 다가선 것이다. 세계환경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WCC 제주총회에는 전 세계 180여개국에서 국가 원수급 고위 인사와 환경 전문가, 학계, 재계, 각국 1200여개 NGO 등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규모로만 볼 때도 세계최대 환경축제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제주의 자연환경은 물론 인문환경 등 이모저모 제주의 속살이 전 세계인의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연의 회복력’을 주제로 ‘생물다양성 보전’, ‘녹색 경제’, ‘기후변화 대응’, ‘ 식량안보 증진을 위한 생태계 관리’, ‘자연혜택의 공정한 분배’ 등에 관해 논의하고 토론하게 되지만 제주의 자연과 문화 전통 등 인문환경은 참가자들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제주의 모든 것’이 세계인의 눈으로 걸러지고 이것이 지구촌 곳곳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제주로서는 제주의 가치를 한껏 드높이고 선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만 제주의 궂은 곳도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여기서 우리는 우선 도 등 행정당국에 두 가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가 제주의 빼어난 환경적 가치에 악취를 풍기는 축산 악취제거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제주를 찾아 도로를 달렸던 이들은 코를 찌르고 속을 게워 낼 듯 코를 찌르는 역겨운 양돈 양축 등 축산악취가 제주의 이미지를 역겹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제주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떨어뜨리는 축산 악취가 제주관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 악취제거는 제주관광이 풀어야 할 오래된 과제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도 환경당국은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악취제거 기술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악취제거 기술이 양축농가에 보급되고 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WCC가 성공적 환경올림픽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29일 동안 축산 악취제거에 동원가능한 행정력과 악취제거 기술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확실한 악취제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악취제거 기기가 개발되어 현장 투입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는 때다.

3

 다음은 건축문화 유산 보존에 도나 시 등 행정당국이 적극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최근 철거논란을 빚고 있는 현대 건축의 거장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건축물 ‘카사 델 아구아’를 현행법으로만 재단하지 말고 돈으로 계량할 수 없는 문화유산의 가치로 인식하여 제주의 영원한 건축유산으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문인 것이다.

 비록 ‘카사 델 아구아’가 철거를 전제로 했던 모델하우스로 현행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해도 건축예술의 문화 유산적 가치와 건축미학과 빼어난 예술성 희소성 등을 감안 예외성을 인정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이미 ‘멕시코 현대건축의 대표작이며 한국의 문화 유산’임을 들어 한국정부에 강제철거를 하지 말도록 공식 요청해왔다. 한국건축가 협회에서도 제주의 물과 바람과 빛을 빚어 형상화 한 빼어난 세계적 건축유산이라는 이유로 강제철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도와 서귀포시, 그리고 관련 사업자가 머리를 맞대고 이를 슬기롭게 풀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건축물이 철거되지 않고 건축문화유산으로 존치된다면 이 역시 제주 건축 문화유산 보존정책의 빛나는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