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소를 불어넣은 여름캠프
활력소를 불어넣은 여름캠프
  • 제주매일
  • 승인 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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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몰려있다. 차량이 몰리고 건물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고 공해가 몰리고 범죄가 몰리고... 하여 도시의 거리는 꽃 한송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호지(胡地) 마냥 그렇게 황량하기만 하다.

거기에다 매일 같이 똑 같은 교실에서 똑 같은 얼굴들과 똑같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도시의 아이들은 그 생활이 무미건조 하기 이를데 없다. 그러기에 그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 처럼 지루하고 변화가 없고 진전 없는 생활에서 벗어나 미래의 세계에서 미지의 사람들과 무엇인가 움트고 아우성 치는 경험을 새로이 가져보길 희망 한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바램과 소망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여러 단체에서는 방학을 맞아 여름 캠프를 마련하고 있다. 유암 캠프. 어린이 캠프. 인디언 캠프. 취미 캠프. 바다 캠프. 그리고 과학 캠프등 열손가락이 모자라도록 마련된 캠프에 헤아릴수 없는 수의 개구쟁이들이 몰려들었다. 중량급 체구의 아이도, 가냘픈 몸매의 아이도, 예쁜 생김의 아이도 우루루 몰려왔다.

그리고 저마다 흥미 있는 캠프에 등록하고 산으로 바다로 여름을 뒤지러 쫓아 나섰다. 손에 손을 잡고 목청에 목청을 돋구었다. 캠프 송 을 부르며 산과 들을 헤매는 아이들의 가슴은 성화의 열기보다 더 뜨겁게 달아 올랐다. 성냥곽 같은 교실이 아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활자에 눈을 쏟아야 하는 따분함이 없기에 그랬을 것이다. 끝없이 펼쳐  진 녹음의 대열, 마구 마셔도 또 마셔도 달기만한 그 신선한 공기 아름다운 언어와 선율로 뒤덮은 천지가 그렇게나 마음 깊은 곳에 마구 닿으는 즐거움이 있어 그랬을 것이다.  씩씩했다. 하나 같이 발랄했다. 높은 하늘을 보아서일까. 파란 녹음을 헤쳐서일까 하얀 구름을 보아서 일까 예쁜 꽃을 잡아서일까 맑은 물을 만져서일까  신선한 공기를 마셔서일까 이글대는 햇빛을 쏘여서일까 모두가 의젖하고  손설 했다. 어른 들이 까맣게 잊고 있는 사람됨의 근원이 그들의 가식 없는 모습에 역력히 드러났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어린이를 가리켜 어른의 아버지라 했는가 보다.

캠프에 마지막 하일라이트 시간이 되었다. 어두운 밤 운동장 한가운데 피워놓은 캠프 파이어의 불꽃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 올랐다. 모두들 손에 손잡고 원을 그리며 돌고 또 돌았다. 아름다운 숲사이로 시냇물은 흐르고 그러다가 다시금 발길을 멈추었다. 순간 태고의 정적이 캠프장을 휘감았다, 조용히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두손모아 타오르는 불길을 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모두의 가슴마다 불꽃을, 사랑의 불꽃을, 평화의 불꽃을, 봉사의 불꽃을, 건강의 불꽃을...

나무가 타서 불빛을 발함은 제몸이 희생이 되어 건제되었을 나무가 서로 모이고 엮어져야 더 큰 불꽃을 발할수 있음을 배우며 말이다.

몇일간의 대화였다. 그런데 그 몇일간 의 만남에서 그렇게 친숙한 관계로 발전할수 있음을 여름은 그 가슴에 다 넣었기 때문 이 아닐까  싱싱한 여름을 약동하는 여름을 온몸속으로 마구 마구 들이 마셨기 때문이리라. 여름을 휘어잡은 개구쟁이들 그 가슴에 티없이 자라는 발랄함이 영원히 그리고 또 영원히 있으라

제주시 산림조합 이사 송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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