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미래
서귀포시의 미래
  • 안창흡 논설위원
  • 승인 200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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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행정이 위기에 빠져 있다. 자치단체장의 성향과 행정의 투명성에 관한 평자의 연구과제 수행중에 만난 서귀포시 공무원들의 대민 행정서비스는 도와 4개 시·군 공무원 조직중 가장 자율적이며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한 바 있었다. 그러나 관리소홀로 인한 부실도시락 파문은 열 가지를 잘하더라도 하나의 잘못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부실도시락’ 전국 이슈화로 정부의 복지정책을 들여다보고 개선하는 전기가 되었고 결식아동들에게 전화위복이 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슴 아픈 일은 제주 사람들의 인정이 무참히 땅에 떨어진 점이다. 자연풍광 못지 않게 인심 좋기로 소문났던 제주도가 불우한 이웃에 무관심하고 몰인정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으로 비쳐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모든 아픔을 극복하고 진정한 시민의 복지추구와 지역발전을 견인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열린 마음, 서귀포시의 희망

  예로부터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라는 속담이 있다. 그렇게 유명한 세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인 나폴리보다 아름다운 곳이 서귀포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간혹 나폴리를 여행해 본 분들에게서 전해 듣기도 했다. 나폴리에서 서귀포를 느꼈으며, 서귀포가 더 아름답다는 평들이었다. 서귀포시는 매력적인 국제자유도시로서 관광미항, 세계일류 관광휴양도시를 꿈꾸고 있다. 그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열린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관광서비스산업의 중심지가 서귀포이겠기 때문이다. 서비스 경쟁 우위 확보는 서비스 주체인 시민의 오픈 마인드 문제로 귀결된다. 그 다음이 판매기술로서 서비스 품질 향상, 가격결정 등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귀포 경제 성장을 위하여 서비스산업의 질적 성장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구멍가게식 경영 마인드로 이를 이루기는 어렵다. 규모의 경제에서 언급되는 최소한의 수요를 확보할 때 가능하다. 시장규모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지방거점 도시, 세계적 관광휴양도시로서 거듭나야 할 필연성이다. 현재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토의 균형개발은 서울과 지방, 도시와 지방이 고루 발전시킨다는 단순 차원을 넘어서 앞으로 국가경제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귀포시에서는 혁신도시라는 말이 나오기 이전부터 발빠르게 기업도시 유치를 위해 진력해 왔다. 혁신도시 유치에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되는 셈이다. 시장규모 확대, 개방에 주눅들 이유가 없다.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다.

  미래창출의 자세

  인구 9만 정도의 소도시에 머물고 만다면 서귀포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역적으로 볼때 자생적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일정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려면 제주도 인구가 100만명이 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수긍이 간다. 서귀포시 인구는 적어도 20만명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시기를 늦출수록 불리하다. 사실 ‘부실도시락 파문’은 사업자의 작은 욕심으로 빚어진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약간의 이익이라도 더 남기려는 상혼이 굶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외면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는 ‘E마트 유캄 문제 역시 이같은 작은 욕심들이 개입되고 있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들이 앞장서고 있는 반대운동은 설득력을 얻기에 부족해 보인다. 부천시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부천시 지하철역에 E마트가 들어설 때 주변 상가 업주들의 반대가 극심했었다. 기존상권이 다 죽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E마트가 들어선 이후로도 한국 까르푸, 월마트, LG백화점, 삼성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매장이 2km 반경 안에 계속 세워졌으나 인근 지하상가는 물론 일반상가까지 훌륭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침체되었던 지역경기 활성화 효과를 내게 된 것이다. 서귀포시의 사례는 좀 다를 수도 있겠으나 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마트가 들어온다고 하여 두려워 할 일은 아니다. 기존 대형 마트 사업자라든지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슈퍼마켓이라 할지라도 틈새시장 공략 등 지혜를 모은다면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도전해 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합리적인 응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눈앞의 이익을 쫓아 현상유지에 급급할 것인지, 경쟁력을 갖춘 세계 제일의 관광휴양도시로서 “서귀포를 보고 죽어라”라는 말이 회자될 수 있는 미래를 창출해 나갈 것인지 그 선택과 집중은 바로 서귀포 시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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